차익거래 통한 수익은 '옛말'
"리스크 적고 안정적" 베팅
[ 뉴욕=이심기 기자 ] 신용파생상품이나 복잡한 방식의 차익거래를 통해 막대한 수익을 올리던 헤지펀드들이 대안금융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3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운용자산이 180억달러에 달하는 헤지펀드 마셜웨이스가 다양한 P2P 금융에 투자하기 위해 2억파운드(약 3억2000만달러) 규모의 펀드를 출범시켰다. P2P금융이란 온라인을 통해 자금 공급자가 수요자에게 직접 돈을 빌려주는 대안 금융서비스다.
마셜웨이스는 지난 4월에도 이글우드라는 P2P 금융회사에 투자해 경영권을 확보했다. 50억달러를 운용하는 애로 그로소 등 또 다른 헤지펀드도 영국에서 두 번째로 큰 P2P금융회사 조파에 투자해 지분을 확보했다. 시몬 챔프 이글우드 유럽 CEO는 P2P금융을 저가항공사에 비유하며 “영국의 대형 은행들이 자산을 줄이면서 생긴 대출시장 공백을 P2P 금융회사들이 메우면서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에는 바클레이즈가 헤지펀드인 블루레이와 제휴해 전통적인 상업은행 중 처음으로 P2P시장에 진출했다.
헤지펀드들은 또 수출입 서류를 할인, 무역업체에 자금을 제공하는 팩토링 금융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 오디애셋매니지먼트를 비롯한 대형 헤지펀드가 온라인 인보이스(송장) 할인업체 텅스텐에 지분을 투자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회사는 액면가보다 낮은 가격에 수출입 서류를 매입해 자금력이 약한 소규모 무역회사에 자금을 융통해주고 있다.
헤지펀드가 과거에는 쳐다보지도 않던 소액 온라인 대출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는 비교적 리스크가 작고,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FT는 분석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투자 손실이 증가한 데다 거액의 인수합병(M&A) 베팅이 실패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도 한 이유다. 디스커버리와 무어캐피털 등 대형 매크로 펀드는 물론 부실채권과 기업구조조정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요크캐피털 등도 올해 누적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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