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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우리는 형제입니다’ 김성균 “조연으로 안 불러줄까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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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송희 기자 / 사진 장문선 기자] 김성균의 모든 캐릭터는 인간적이다.

“착한 사람이든 나쁜 사람이든 보는 이들이 이해할 수 없다”면 그것은 실패한 캐릭터이기에. “10명의 사람이 봤다면 8명 정도는 공감할 수 있는” 인물을 만들고자 노력해왔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김성균의 캐릭터들은 측근들로부터 시작되는” 관찰이 있었고, 그들의 바탕에는 애정이 깃들어있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최근 영화 ‘우리는 형제입니다’(감독 장진) 개봉 전 한경닷컴 w스타뉴스와 만난 김성균은 애정과 관심을 바탕으로 완성한 하연이라는 인물에 대해, 완전한 이해를 하고 있었다.

“영화를 보고 동생 생각이 많이 났어요. 어른이 되고 각자 가정이 생기면서, 소홀해지긴 했지만 어릴 땐 같이 손도 잡고 다니곤 했거든요. 잊고 지냈던 동생의 모습이 많이 생각나더라고요. 동생이 영화를 빨리 보고 같이 얘기할 수 있는 계기가 왔으면 해요.”

극 중 김성균은 어린시절 고아원에서 형 상연(조진웅)과 생이별한 뒤, 30년 만에 극적 상봉에 성공한 하연 역을 맡았다. 두 형제는 30년 만에 극적 상봉에 성공하지만 30분 만에 치매에 얼린 어머니를 잃어버리고 그를 찾아 전국을 헤매는 해프닝을 겪는다.

형으로 등장하는 조진웅과 김성균은 다섯 작품에서 호흡을 맞출 정도로 인연이 깊다. ‘범죄와의 전쟁’을 비롯해 최근작 ‘군도’까지. “친척 같은 분위기로 늘 만났던 사람”인 조진웅과 형제로 분한다는 것에는 일말의 고민도 없었다. “고민도 걱정도 없”이 “보호자가 생긴 기분”으로 촬영에 임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극 중 상연과 하연은 30년 만에 만난 형제. 두 사람 사이에 흐르는 어색의 기류가 제대로 표현될 수 있었을까. “너무 친해서 오히려 캐릭터에 방해가 되진 않았는지” 묻자, 그는 대번에 “그런 건 신경 쓰지 않았다”고 한다.

“제가 어떤 다큐멘터리를 봤는데요. 입양 가정에 대한 이야기였어요. 입양 보내진 사람들이 성인이 되어, 한국에 돌아오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오랜 시간이 지났으니 기억도 못할 텐데, 어머니는 아들을 서슴없이 만지고 얼굴을 부비더라고요. 아이도 엄마를 대하는 게 스스럼없었고요. 이런 게 가족이구나 싶었어요. 그걸 보고나니 연기적으로 어색한 걸 표현할 필요가 없겠구나 생각이 됐죠.”

30년의 공백이 있다고 해도 그들은 형제였고 ‘피를 나눈’ 가족이기에, 그 어색함을 지울 수 있었다는 것이다. “하연은 툴툴대고 틱틱 대는” 동생이었고, 그 찰나의 어색함을 보여주는 것은 상연의 힘이 컸으므로. 자신은 그저 하나의 캐릭터를 후반부까지 끌어갔다고 덧붙였다.

“진웅이 형은 감성이 정말 풍부해요. 아역 연기자에게나 볼 수 있는, 그런 감성이 있어요. 그런 게 부럽기도 하고요. 한꺼번에 끌어올린다는 게 정말 대단한 일이거든요. 특히 엄마를 만났을 때나, 만나기 직전 ‘엄마가 나를 물어보기도 하시니?’라고 묻는 장면은 정말 큰 도움을 받았어요. 먹먹한 감정이 자연스럽게 생기더라고요.”


조진웅과는 여러 차례 호흡을 맞췄지만, 장진 감독과 호흡을 맞추는 것은 두 배우 다 처음 있는 일. “처음 만난 감독임에도 불구”하고, “연극인들에게는 워낙 유명한 극작가이자 연출”이기 때문에 낯설지 않았다고 한다.

“제가 마산에서 ‘택시 드리벌’이라는 연극을 올리기도 했거든요. 그때 이은아 피디님을 통해 공연 허락을 받고, 장기 공연을 올리기도 했어요. 만난 적은 없어도, 일찍이 인연은 있었죠.”
거침없는 장진 감독의 스타일. 김성균은 “오랜만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찍었던 작품”이라며 멋쩍게 웃었다. 연극배우 출신이다 보니, 연극 연출 출신인 장진과의 호흡은 어딘지 그리운 인상까지 있었다는 것이다.

익숙하고, 그리운 기억들. 그것은 영화 ‘우리는 형제입니다’와 닮아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는 영화 속 한 장면을 설명하면서 짙은 여운에 잠기기도 했다.

“상연이 입양 가는 장면이 기억에 많이 남아요. 하연이 택시를 따라 달리는 장면이나, 형이 떠난 자리를 하염없이 지키고 있는 모습들이요. 아역 신이 너무 크게 와서요. 많이 울었어요. (웃음) 아역들이 너무 귀엽잖아요.”

이토록 애틋하고 아련한 형과 동생이지만, 30년 만에 만난 그들은 목사와 무속인이라는 달라도 너무 다른 모습으로 마주하게 됐다. 극중 우여곡절 끝에 무속인의 길을 걷게 된 김성균에게 “영화를 위해 실제로 무속인도 만나보셨나요?”라고 물었다.

“네. 그럼요. 도움도 많이 받았어요. 그분들을 만나고 느낀 건, 역시 그들도 사람이라는 거예요. 영화에서도 하연은 무속인이지만 일상에서도 귀신을 보거나 그런 건 아니었잖아요. 이 분들도 그냥 사람 같았어요. 다만 전문분야에 들어가면 압도적인 카리스마가 있었지만요.”

“그분들이 김성균 씨에게 해주신 말씀은 없었나요?” 묻자, 그는 부끄러운지 웃는다. “영화 잘 될 거 같다고요. 조상님들이 잘 봐주신다면서….”

영화 외적인 이야기를 할 때면, 어딘지 근심이 그득하다. ‘우리는 형제입니다’는 그에게 주연작이자, 앞으로의 길이었기 때문이다. “뿌듯함보다는 부담이 크다”는 그는 “영화가 잘 된다면 뭐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의욕도 보인다. 이번 영화 홍보를 위해 몇 개의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모습이 떠오르기도 했다.

“두 편 나갔죠. ‘런닝맨’이랑 ‘비정상회담’이요. 다행히 ‘런닝맨’이 시청률이 잘 나온 편이라서. 이제 영화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에요.”

어느 주연 배우가 이런 부담감을 느끼지 않겠느냐만은, 김성균이 느끼는 부담감이 이전과는 다르기에 “어떤 것이 그렇게 김성균에게 책임감을 느끼게 하는”지 물었다.

“이전 작들을 보면 제가 할 수 있는 일의 범위가 적었잖아요. ‘군도’나 ‘범죄와의 전쟁’이나. 진웅이 형과도 그런 이야기를 했어요. 시사회 때도 무대에 오르면 열댓 명이 우르르 함께 올라갔었잖아요. 그런데 이번 ‘우리는 형제입니다’에서는 딱 둘만 무대에 오르니까요. 영화에 나오는 ‘이 세상에 우리 둘만 남았습니다’라는 대사랑 똑같은 상황이죠. (웃음) 그래서 더 부담인 것 같아요.”


조연배우에서 주연배우로, 섬뜩한 인상의 캐릭터에서 친근한 인물로의 전환. 그는 tvN 드라마 ‘응답하라1994’ 이후 작품 선택의 폭이 달라졌다며 “그 전까지는 동네 구멍가게에서 물건을 골랐다면, 지금은 슈퍼마켓에서 고르는 것”이라고 비유하기도 했다.

작품 선택의 폭이 넓어진 만큼, 그에 대한 대중들의 기대치도 높아졌다. 그가 움직이는 대로, 대중들의 눈길이 쏟아졌고, 관심도 높아졌다. 드라마 종영 당시 김성균을 만났을 때, 다소 지쳐있다는 인상을 받았기에 “요즘은 심적으로 조금 편해졌느냐”고 물었다.

“시행착오였던 것 같아요. 지금도 겪고 있어요. 어떻게 하면 좀 덜 날카로워지고 까칠해질까. 생각하고 있어요. 빠른 시간에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우고 있죠. 일을 하면서 틈틈이 여행도 하고, 고민도 많이 하고요. 나쁘게 얘기하면 약아지는 것 같고, 좋게 이야기하면 노련해지는 것 같아요.”

영화, 드라마, 예능까지. 김성균의 범위는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자신의 영역을 확장하는 그에게 ‘남은 목표’가 무엇인지 묻자 “꾸준히 길게 가는 것”이라고 즉답한다.

“전 꾸준히 길게 가는 게 목표에요. 한류스타를 꿈꾸는 것도 아니고요. 주연 욕심도 크게 없어요. (웃음) 어떤 역할이든 상관 없어요. 다만 제가 걱정하는 건, 주연을 함으로써 오히려 조연 역할에 안 찾아주실까 봐요. 그게 걱정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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