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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유럽 혜성전] '허블이 포착한 혜성과 화성' 보다 한수위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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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 부럽습니다! 미국과 유럽이 46억년 전 태양계 탄생 초기의 비밀을 간직한 2개의 ‘혜성’을 인터넷의 통용어인 ‘직관’하며 펼치는 일종의 경쟁 장면이 그렇습니다. 그나마 이들이 제공한 ‘직관 이미지’를 볼 수 있다는 것도 어쩌면 인류로서 행복인 지 모르겠습니다만.

오늘 10월 27일 국내 인터넷에서 키워드는 미국항공우주국 NASA의 허블우주망원경이 일주일 전 [한국시간 10월 20일 새벽 3시경] 경기도 화성이 아닌 지구 곁 행성 화성을 초근접 비행한 혜성 ‘사이딩 스프링’ [공식명 C/2013 A1]을 포착한 장면이 꼽힙니다. NASA는 이 순간을 합성 이미지로 제작해 자신 홈페이지에 공개했고 국내 네티즌들이 이에 열광하는 상황입니다.

NASA가 이처럼 합성 이미지로 만든 것은 두 천체가 가장 가까이 접근했을 때의 각도와 거리를 정확히 계산하기 위한 것이 목적으로 지적됩니다. [아래 사진=NASA 홈페이지 공개이미지 캡처]


NASA에 따르면 사이딩 스프링은 그 시간 지구로부터 가장 가까울 때 거리가 0.37AU, 약 5500만km 불과한 붉은 행성인 화성을 초속 56km로 속도로 13만9500km 거리를 두고 스치 듯 지나갔지요. 이 때 화성과 혜성의 근접 거리는 지구와 달의 평균 거리로 불리는 38만4400km의 3분의 1 정도에 불과할 만큼 가까웠다는 게 화제의 배경이고요. 이 정도 거리면 과학자들은 보통 골프들이 퍼팅을 해 볼이 홀컵 끝을 스칠 때 “김 한 장 차이로 지나갔다”는 비유와 맞먹는 수준으로 평가하는 실정입니다.

물론 인류가 여전히 실체를 밝히지 못한 태양계 형성 초기의 미스터리에 다가서기 위한 연구가 이번 관측의 궁극적인 목적으로 불립니다. 혜성은 태양계가 처음 만들어질 때 태양, 행성, 위성, 소행성 등이 만들어지고 남은 잔재로 ‘타임캡슐'이란 별칭을 갖습니다.

혜성=주로 얼음과 먼지로 구성된 태양계 소천체 Small Solar System Bodies. 태양에 접근하면서 얼음이 녹기 시작해 먼지와 기체를 분출하며 그 결과 기체로 이뤄진 코마 coma와 꼬리, 그리고 먼지꼬리가 만들어진다.

혜성 본체인 핵 core은 크기가 수백m에서 수십km에 이르기까지 다양. 얼음과 먼지, 암석, 각종 분자로 구성돼 있지만 내부에 빈틈이 많고 결합력이 약해 쉽사리 부서지는 게 특징. 핵에 비해 코마와 꼬리는 훨씬 규모가 크다. 충분히 밝아질 경우 맨눈으로 볼 수 있다. 혜성 꼬리는 먼지로 된 먼지꼬리 dust tail와 이온으로 이뤄진 이온꼬리 ion tail로 나뉜다.

이온꼬리는 태양풍과 태양 자기장의 지배를 받아 태양 반대편으로 뻗는다. 혜성은 수년에서 수백만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공전주기를 갖는다. 공전주기가 짧은 ‘단주기 혜성’은 카이퍼밸트 Kuiper belt, 즉 해왕성 궤도 부근에 기원을 둔다.

주기가 매우 긴 ‘장주기 혜성’ 중에는 그보다 1000배 먼 ‘추정의 세계’로 불리는 오르트구름에서 온다. 이들은 오르트구름 부근을 지나는 별이나 우리은하 중력으로 인해 태양계 안쪽으로 끌려 들어오기도 한다. 사이딩 스프링의 고향일 것으로 추정. 출처=한국천문연구원 제공 자료

오르트구름=지름이 5만AU (2분의 1광년)에 달하는 얼음으로 구성된 가상의 구를 뜻한다. 장주기혜성의 고향이라고 추정되고 네덜란드 출신 천문학자 얀 오르트의 이름에서 따왔다.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별인 알파 센타우리까지 거리의 약 4분의 1에 해당하며 태양 중력이 미치는 가장 먼 곳으로 태양계의 경계로 정의한다. 오르트 구름은 2개 성분으로 나뉜다.

구형으로 이뤄진 외곽 구름과 원반 형태로 된 내곽 구름이 그것이다. 이들은 대부분 물과 암모니아, 메탄이 섞인 얼음 (혜성 핵)으로 이뤄졌을 거라고 추정된다. 천문학자들은 태양계 형성 초기에 태양 부근에서 만들어진 물질들이 목성 같은 거대행성의 중력으로 인해 밖으로 튕겨 나가 오르트구름이 되었으리라 추측. 출처=한국천문연구원 제공자료

사실 NASA의 사이딩 스프링 화성 근접 장면은 유럽우주청 ESA가 다음달 11월 12일 펼칠 우주탐사선의 역사적인 혜성 착륙에 비할 것은 아닙니다. ESA는 이를 앞두고 자신 홈페이지에 사상 최초의 이 착륙 작전을 ‘드라마’로 제작해 공개하고 있는데요. 정말 멋집니다. [이미지= ESA공개 이미지 캡처]


ESA는 이날 2004년부터 10년간 64억km를 항해한 끝에 목적지인 혜성 67P/추류모프-게라시멘코의 궤도에 들어간 탐사선 로제타호의 탐사로봇 파일리 Philae를 그 혜성에 내려 보낼 계획입니다. 파일리는 이 혜성에 착륙에 성공할 경우 표면에서 30㎝가량 아래에 있는 토양을 채취해 화학적으로 분석한 뒤 그 데이터를 지구로 보낼 방침이고요. 이 프로젝트는 태양계 탄생의 미스터리를 상당 부분 벗겨줄 것으로 과학계가 기대하는 이유입니다.

혜성 67P/추류모프-게라시멘코 67P/Churyumov-Gerasimenko는 오르트구름에서 기원한 것으로 추정하며 1969년 9월 11일 발견됐습니다. 이 혜성은 태양을 한 바퀴 도는 공전주기가 목성과 비슷한 6년 반 정도. 흥미롭게도 이 혜성의 모습이 최근 서울 잠실 석촌호수에 선보인 초대형 고무오리 ‘러버덕’과 빼닮았다는 것입니다.

이 혜성은 1년 뒤 2015년 8월경 근일점에 도달할 것이란 추정입니다. 물론 이 혜성은 파일리를 자신 등에 꽂은 채입니다. 그리고 혜성의 상공에서는 로제타호가 동행합니다. 대한민국도 이 같은 우주 본질의 탐구를 위한 ‘기초’만이라도 놓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한경닷컴 뉴스국 윤진식 편집위원 jsy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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