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뛰는 공기업
[ 고은이 기자 ]
한국수력원자력은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월성1호기의 설비 개선 작업 9000여건을 완료했다. 특히 원전의 심장이라 일컬어지는 ‘압력관’을 교체했다. 월성1호기는 국내 두 번째 원전이자 최초의 중수로 원전. 가동 기간으로는 치면 30년이 더 된 ‘노후’ 원전이지만 대대적인 설비 개선으로 사실상 새 발전소로 거듭난 셈이다. 조석 한수원 사장은 “이들 원전이 건설한 지 30년이 넘었을 뿐 핵심 안전설비는 모두 교체해 그 어느 원전보다 젊은 원전”이라고 말했다.
월성1호기는 원전 운영허가기간을 재평가한 결과 운영허가기간 이후에도 충분히 안전성이 확보되는 것으로 인정됐다.
한수원은 그동안 계속운전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월성1호기의 설비 개선에 힘써왔다. 장기 가동 원전의 계속운전을 위한 안전성 평가 기준이 매우 엄격하기 때문이다. 원전의 계속운전은 발전사업자들이 신청하되 계속운전 허가 여부는 원전의 안전성과 기술적 판단을 근거로 규제기관의 판단에 따르는 방식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국민적인 우려를 반영해 영국 캐나다 등이 적용하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기준뿐 아니라 미국의 운영허가갱신제도도 적용하고 있다.
한수원의 월성1호기는 현재 운영허가 기간 만료로 전기 생산을 중단한 채 계속운전 여부를 심사받고 있다. 조 사장은 “가동한 지 오래됐다는 이유만으로 안전하지 않다는 지적은 사실과 다르다”며 “계속운전은 세계적 추세”라고 설명한다. 계속운전은 안전성과 기술적 의미의 수명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행정적 의미의 ‘운영허가기간’이라는 설명이다.
노후 원전이라 고장정지가 잦다고 하지만 전체 고장정지 가운데 대부분은 원전 운영기술력이 부족한 가동 초기에 발생했다는 것이다. 한수원은 오랜기간 원전 운영기술력을 발전시켜온 덕에 1995년부터 2012년까지 월성1호기의 연간 평균 고장정지는 0.5회밖에 되지 않았다.
계속운전에 들어간 원전에서 사고가 발생한 사례는 아직 없다. 지금까지 세계에서 발생한 대표적인 원전사고는 3건이다. 이 중 스리마일섬 2호기(1979년)와 옛 소련 체르노빌 4호기(1986년) 사고는 가동을 시작한 지 3년이 채 되지 않은 젊은 원전이었다. 노후 원전과는 거리가 멀고 설비 고장과 실수에 의한 것이었다는 얘기다. 또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해일에 의해 발생한 것이다. 일부 단체의 주장처럼 장기 가동원전에서 사고가 발생한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한수원은 강조한다.
원전의 계속운전 비율이 높은 것은 그만큼 까다로운 기준과 관련 법규가 체계화된 덕분이다. 안전 관련 규정과 법규도 많고 시민단체 등의 감시도 활발하다.
조 사장은 “한수원은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 국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기본과 원칙을 바로세워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고은이 기자 koko@hank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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