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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급 DC형 퇴직연금 적립때 기업마다 '단일비율 강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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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많은 임원들만 稅혜택 커…정부 "형평성 어긋나" 개정
"개인마다 용도 다른데 강제 안돼"…高소득자 면제 상한액 둬야



[ 조재길 기자 ] 성과급을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에 넣을 때 내년부터는 회사 임직원이 동일한 적립비율을 적용해야 근로소득세를 면제받을 수 있게 된다. 지급까지는 개인별 사정에 따라 각기 다른 적립비율을 선택할 수 있었지만, 내년부터 단일기준이 적용되는 것이다.

10일 기획재정부는 이 같은 내용으로 소득세법 시행령을 개정, 내년 2월부터 시행키로 했다. 현행 소득세법 시행령은 ‘DC형 퇴직연금에 넣는 경영 성과급은 근로소득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명시, 세율이 6~38%인 근소세를 폭넓게 면제해주고 있다.

예컨대 한 기업의 A상무는 연간 성과급의 70%, B과장은 30%처럼 각기 다른 비율로 성과급을 퇴직연금에 붓고 이에 대해선 소득세를 낼 필요가 없는 구조다. 나중에 연금으로 수령할 때 저율(나이에 따라 3.3~5.5%)의 연금소득세만 내면 된다. 이런 혜택은 DB(확정급여)형 가입자와는 무관하다.

기재부는 그러나 소득세법 시행령에 ‘불특정 다수의 퇴직자에게 일괄적으로 적용되는 지급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조항을 추가하기로 했다. 앞으로는 ‘모든 임직원이 똑같은 비율의 성과급을 DC형 퇴직연금에 적립한다’는 기준이 있어야 근소세 면제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기재부 관계자는 “하위직 근로자는 생활비 등으로 이를 충당하느라 퇴직연금 적립비율이 낮기 때문에 소득이 상대적으로 많은 고위직 임원에만 소득세 면제 혜택이 집중되는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일률적인 기준을 정하면 형평성 논란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DC형 퇴직연금을 도입한 기업 및 노조는 크게 반발하고 있다. 개인별 자금 사정이 제각각인데 통일된 기준을 마련하기 어렵다는 논리다. 한 제조업체 재무담당자는 “올 상반기에 개인별 적립 비율을 만들라는 안내를 받았는데 제도가 또 바뀐다니 당황스럽다”며 “직원마다 사정이 다른데도 똑같은 비율로 성과급을 적립하라는 건 아예 하지 말라는 얘기”라고 하소연했다.

퇴직연금 컨설팅업체인 머서코리아의 황규만 부사장은 “미국에서도 비슷한 제도를 운용하고 있지만 단일 비율을 강제하지 않고 있다”며 “형평성 논란 때문이라면 고소득자에 대한 소득세 면제 상한액을 두면 될 일”이라고 조언했다.

■ DC형 퇴직연금

퇴직연금의 종류는 크게 세 가지다. 확정급여(DB)형과 확정기여(DC)형, 개인형 퇴직연금(IRP)이 있다. 이 중 DC형은 퇴직금 적립금에 대한 운용권을 근로자가 스스로 결정하는 방식이다. 회사는 연 급여의 12분의 1 이상을 근로자 계좌로 단순 적립해 준다. 근로자의 투자 결과에 따라 퇴직금이 달라진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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