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도 건설사 유망 분양현장
주택경기 탄력적 대응 못해
10년 주기로 '부침' 뚜렷
[ 김진수 기자 ] 국내 건설시장에서 주택전문업체의 부침이 유독 심하다. 1970~1980년대 삼익주택 우성건설 한신공영 등이 압구정 등 서울 강남 개발에 나섰고 1990년대 수도권 신도시 개발 때 우방 건영 청구 등이 맹활약했다. 2000년대 들어 월드건설 동문건설 현진 동일토건 등이 주택 전문업체를 표방하며 새로운 주거문화를 선도했다. 하지만 이들 업체 중 다수는 법정관리와 워크아웃이라는 불명예 속에 경영진이 바뀌거나 문을 닫았다. 최근에는 호반건설 중흥건설 우미건설 등이 주택을 대거 공급하며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1970~1980년대에 라이프주택 미성 우성건설 한신공영 한양 한보주택 삼익건설 벽산건설 진흥기업 등이 서울과 수도권에서 아파트 사업을 왕성하게 펼쳤다. 요즘 서울 주요지역에 있는 미성 우성 한신 한양 등의 아파트가 재건축 단지로 꼽히는 것도 30년 이상 됐기 때문이다.
1988년 200만가구 공급 계획 발표 후 ‘대구지역 4인방’인 청구 우방 보성 건영 등이 주택강자로 급부상했다. 그러나 영광은 10년을 넘기지 못했다. 주택경기 침체와 무리한 다각화로 실패를 맛봤다. 대부분 주인이 바뀌거나 사세가 급격히 위축됐다.
1980년대 창업한 월드 동문 현진 동일토건 등은 2000년대 초중반까지 전국에서 ‘메르디앙’ ‘굿모닝힐’ ‘에버빌’ ‘하이빌’ 등의 브랜드를 앞세워 주택시장을 이끌었다. 이들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불어닥친 시장 침체의 직격탄을 맞아 분양시장에서 모습을 거의 감췄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는 호남기업인 호반 중흥 부영 우미 영무 대광건영 등이 맹활약하고 있다. 또 반도 아이에스동서 동원개발 동일 협성건설 화성산업 등 영남권 업체도 지역 시장을 다지면서 수도권 등으로 사업권역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 주택시장에서는 주택경기 사이클과 더불어 10년 단위로 건설사의 흥망성쇠가 나타나고 있다. 주택사업은 토지 매입부터 분양 시공 입주까지 5년 이상 걸리는 탓에 위험에 장기간 노출돼 있다. 여기에 부동산 투기 과열이나 경제 위기 등에 따른 정부의 정책변수가 가미된다. 10년 이상을 버티는 기업이 드문 이유다.
2008년 이후 부상한 건설사들은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적은 택지개발지구에서 아파트 사업을 한 게 공통점이다. 택지지구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 등이 인허가를 끝내고 택지 조성까지 마무리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사업 리스크가 적다. 다만 부동산 경기 침체가 변수로 작용한다.
황용천 해밀컨설팅 대표는 “주택경기 사이클과 정책 변수에 탄력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건설사들이 무너지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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