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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삼척의 원전 찬반 투표는 법에 대한 도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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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시에서 원전 건설을 놓고 찬반 주민투표가 벌어졌다. 하지만 원전 시설의 입지·건설에 관한 사항은 국가사무 영역으로 주민투표 대상이 아니다. 이는 정부도, 삼척시 선거관리위원회도 이미 밝힌 바 있다. 그런데도 삼척시장이 주민투표를 강행한 것이다. 우리는 아무런 법적 근거도 없는 투표인 만큼 그 결과에 대해서는 일절 관심이 없다. 그보다는 어떻게 이런 식의 말도 안 되는 주민투표가 행해질 수 있는지 그게 황당할 따름이다.

논란이 되고 있는 삼척 원전 건설은 2010년 전임 시장이 유치 신청을 했고 시의회까지 동의했던 사안이다. 그 뒤 2012년 정부가 근덕면 일대를 신규 원전부지로 지정·고시하면서 이미 법적 절차도 완료됐다. 그런데 지난 지방선거에서 ‘삼척 원전 무효화’를 공약으로 내건 후보가 시장에 당선되면서 문제가 꼬이기 시작했다. 현 시장이 공약을 지키겠다며 주민투표 소동을 벌인 것이다. 주민 반대를 이끌어내 정부의 지정·고시 해제를 압박하겠다는 심산이다. 아니 시장이 바뀌었다고 이미 결정난 일을 아무런 법적 근거도 없는 주민투표로 뒤집겠다는 게 도대체 말이 되나. 이런 식으로 중앙정부 정책을 무력화하려 들면 무엇하나 제대로 남아날 게 없다. 더구나 국가 경제는 물론 안보에도 직결되는 에너지 정책은 그야말로 뒤죽박죽이 되고 말 것이다. 한마디로 이번 투표는 민주주의 기본원칙의 파괴요, 국기를 뒤흔드는 중대한 도전이다.

이것 말고도 이번 주민투표 자체가 정당화될 수 없는 이유는 수도 없이 많다. 정체도 불분명한 민간기구가 나선 투표였다. 뿐만 아니라 투표가 실시되기도 전에 참여냐, 거부 냐 하는 극심한 갈등 속에 사실상 공개투표로 흘렀다. 더구나 삼척시 공무원이 지역업체에 경비 지원을 요청하는 등 주민투표 부당지원 의혹까지 제기돼 경찰이 내사에 들어갔다. 한마디로 이건 투표라고 할 수조차 없다. 선량한 삼척 주민들이 침묵을 강요당하는 가운데 원전이라면 무조건 반대부터 하는 사람들이 벌이는 쇼에 불과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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