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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금융 도약의 50년 - 50대 금융社] 대한민국 금융회사 톱10에 은행 7곳…국민·우리·신한銀 각축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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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大 금융사 현황과 과제


[ 장창민 기자 ]
‘한국 금융 50년’을 이끌어온 금융회사들은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며 인수합병(M&A)을 통해 덩치를 키우거나 공격적인 영업으로 자산을 불려왔다. 그 과정에서 회사의 ‘주인’이 바뀌거나 ‘간판’을 새로 내건 경우도 적지 않다. 현재 국내 금융산업을 떠받치고 있는 50대 금융회사는 어떤 곳들일까.

상위 10위권에 은행 7개 포진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제회계기준(IFRS) 개별 금융회사의 자산 규모(2013년 말 기준)를 따진 결과 1위는 국민은행(262조4000억원)이다. 국민은행은 2001년 주택은행과 합병하면서 덩치를 키워 국내 최대 금융회사로 우뚝 섰다. 점포 수만 1207개(작년 말 기준)로 국내 금융회사 중 가장 많은 네트워크를 갖고 있다.

자산 규모 상위 10위권엔 국민은행을 비롯 은행 7곳이 이름을 올렸다. 은행의 가계·기업 대출 자산 규모가 다른 금융사보다 압도적으로 크기 때문이다. 이는 은행 중심의 국내 금융산업 구조를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자산 규모 243조7000억원인 우리은행이 2위에 올랐으며 신한은행(3위·225조7000억원)과 기업은행(4위·203조7000억원), 농협은행(5위·192조5000억원)이 뒤를 이었다. 하나은행(7위·157조원)과 외환은행(8위·101조2000억원)도 상위 10위권에 포함됐다. 자산 규모 50대 금융사에 포함된 은행 수는 총 14개였다.

보험사 중에선 삼성생명의 덩치가 가장 컸다. 자산 규모는 191조원으로 전체 6위를 차지했다. 한화생명(9위·82조1000억원)과 교보생명(10위·73조7000억원)이 상위 10위권에 올랐다. 50위권 안에 든 보험사는 모두 16개였다.

증권사 중에는 우리투자증권(18위·29조5000억원)의 자산이 가장 많았다. 50위권엔 대우증권(21위·25조8000억원)과 한국투자증권(28위·19조9000억원) 등 9개의 증권사가 포함됐다. 카드사 중에선 신한카드(26위·21조7000억원), 삼성카드(43위·16조6000억원), KB국민카드(44위·15조9000억원) 등 3개사가 자산 규모 50위 안에 들었다.

금융그룹은 신한이 1위

자산 규모를 연결기준으로 따져보면 신한금융의 덩치가 11개 은행지주사 가운데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이 최근 발표한 ‘2014년 상반기 은행지주회사 경영실적’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총자산 323조원으로 전체 1위로 올라섰다. 우리금융이 민영화에 따른 자회사 매각으로 자산 규모가 줄어든 사이 신한금융이 견실하게 자산을 늘렸기 때문이다. 신한금융의 상반기 총자산 증가율은 3.8%로 전체 지주사 총자산 증가율(1.7%)의 두 배가 넘는다.

이어 하나금융(314조원), 농협금융(310조원), KB금융(299조원), 우리금융(258조원) 순이었다. 2001년 합병 출범 당시 압도적인 덩치를 자랑했던 KB금융은 올 상반기 농협금융에도 밀리며 4위로 내려앉았다. 농협금융이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하는 등 다른 지주사들이 M&A를 통해 자산을 늘리는 사이 KB금융은 내분으로 지배구조가 흔들리면서 장기 성장 발판을 마련하지 못했다는 분석이 많다.

수익성 등 경쟁력 확보 시급

국내 금융사들의 덩치는 계속 커지고 있지만 수익성 등 경쟁력을 시급히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우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최근 발표한 ‘글로벌 50대 은행의 주요 특징 및 경영성과 분석’ 보고서를 보면 국내 은행들의 수익성은 ‘글로벌 50대 은행’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금융전문지 ‘더 뱅커’가 발표한 세계 1위(지난해 말·기본자본 기준) 은행은 중국 공상은행이다. 50위 은행은 호주 ANZ였고, 국내 은행은 50위 안에 들지 못했다. 특히 국내 은행들의 수익성은 이들 글로벌 50대 은행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50대 은행의 평균 총자산순이익률(ROA)이 0.9%, 자기자본이익률(ROE)은 9.7%인 데 비해 국내 은행은 각각 0.37%, 4.91%로 조사됐다. 작년 50대 은행은 이익 규모가 한 해 전보다 평균 10.3% 증가했지만 국내 은행은 -28.6%로 뒷걸음질쳤다.

김 연구위원은 국내 은행들에 대형화를 주문했다. 그는 “50대 은행 중 가장 규모가 작은 곳의 기본자본과 자산규모는 각각 35조원, 338조원 선으로 국내 은행도 노력하면 달성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대형화는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갈수록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보험사나 구조조정에 휩싸인 증권사 등도 상황은 비슷하다. 한 민간금융연구소 대표는 “적극적인 해외 진출과 신사업 육성으로 새로운 수익기반을 확보해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며 “좁은 국내 시장에서 비슷한 영업 행태로 수익을 내는 데 한계에 다다른 만큼 해외 진출은 피할 수 없는 생존과 성장 전략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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