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보수혁신위원장에 내정
"내 탓이란 자세로 임하겠다"
[ 은정진 기자 ] 여권 내 대선 ‘잠룡’으로 꼽히는 김문수 전 경기지사(사진)가 여의도 정치에 복귀했다. 2006년 6월 지방선거에서 경기지사에 당선된 지 8년 만이다.
새누리당은 15일 당 보수혁신특별위원장으로 김 전 지사를 내정했다. 김 전 지사 내정 배경에 대해 김영우 새누리당 수석대변인은 “두 차례의 도지사 경험과 3선 국회의원 경력, 무엇보다 평생 살아오면서 보여준 개혁에 대한 진정성과 성실함을 김무성 대표가 높이 산 것”이라며 “새누리당 혁신안을 만들기에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김 전 지사는 당 혁신위원장 수락 배경에 대해 “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불신과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며 “죄인된 심정으로 혁신위원장 직을 수락했다”고 말했다. 김 전 지사는 또 “누구를 탓하기 앞서 내 탓이란 자세로 임하겠다”며 “나부터, 새누리당부터 거듭나도록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김 전 지사는 노동운동가 출신이다. 서울대 경영학과 재학 당시 교련 반대 시위와 민청학련 사건으로 두 번 제적당한 뒤 1975년 청계 피복공장 재단보조공으로 노동현장에 투신했다. 1986년에는 5·3 직선개헌투쟁의 배후조종자로 몰려 2년5개월 동안 옥살이를 하기도 했다.
비박(비박근혜)계로 꼽히는 김 전 지사는 1990년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과 민중당을 창당했지만 “호랑이 굴에 들어가 호랑이를 잡는다”며 3당 합당으로 탄생한 민주자유당에 입당했다.
이후 15·16·17대 국회의원을 지내며 여권 대표 중진 정치인으로 부상했다. 17대 총선을 앞두고는 당 공천심사위원장을 맡아 당시 최병렬 대표를 비롯한 동료 중진 의원들을 탈락시키며 개혁 공천을 주도했다. 이후 재선 경기지사를 지내며 여권 차기 대선 후보군으로 올라섰지만 지난 7·30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당시 서울 동작을에 출마해 달라는 당의 집요한 요청에 “여의도 정치와는 당분간 거리를 두겠다”며 수차례 거절했다.
이번 혁신위원장직 수락에는 15대에 같이 국회에 입성한 김 대표가 직접 공을 들인 것으로 전해진다. 김 대표는 추석 직후 김 전 지사와 직접 만나 당 혁신 작업의 전권을 위임하겠다며 삼고초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지사 복귀로 새누리당 유력 ‘잠룡군’으로 분류되는 1951년생 동갑인 김 대표와 정몽준 전 의원이 모두 한 무대에서 활동하게 됐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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