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희진 기자 ]
추석 이후 국내 증시에선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이 주가를 이끌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증시 전문가들은 연휴 이후 있을 대형 이벤트가 지나면 유동성에 의한 주가 상승이 뚜렷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 증시에 대한 자금 유입 가능성에는 청신호가 켜진 상태다. 지난 4일 유럽중앙은행(ECB)이 시장 예상 밖의 '깜짝 금리인하'와 양적완화책을 발표한 덕이다.
이아람 NH농협증권 연구원은 10일 "ECB 통화완화 정책으로 유동성 장세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며 "향후 국내증시로 추가 유입되는 유럽계 자금은 추석 연휴 이후 주식시장의 상승 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연휴 이후엔 유럽 1차 장기대출프로그램(TLTRO) 시행이 예정돼 있어 유동성 공급 효과는 더욱 증폭될 전망이다.
오는 18일을 포함해 연말까지 두차례 실시되는 TLTRO는 지난 4월말 기준 유로존 은행 비금융대출 잔액의 7%까지 대출이 가능해 최대 4000억유로가 공급될 예정이다.
추석 연휴 다음주에 열리는 9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도 주목해야 할 변수다.
전문가들은 이번 FOMC 회의가 10월 미국 양적완화 종료에 앞서 미국 통화정책에 대한 우려를 낮추는 계기가 될 것으로 봤다. 미국 양적완화 종료에 대한 우려는 시장에 선반영돼 왔다는 설명이다.
오승훈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금리인상 시기를 앞당기는 이벤트만 없다면 FOMC 회의가 악재가 될 가능성은 낮다"며 "유럽 유동성 효과와 미국 통화정책 안정이 결합되는 9월 중순 이후 유동성에 의한 주가 상승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연휴 직후있을 9월 선물·옵션 동시만기일이 수급 측면에서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연초 이후 만기일 변수가 별다른 잡음을 만들어내지 않은 점이 우려스럽다"며 "외국인이 더 이상 비차익 매수에 나서지 않고 기관이 쌓아왔던 차익잔고 청산에 나설 경우 충격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유동성 효과가 예정된 만큼 연휴 이후에는 현재의 내수주 중심 업종 구성을 수출주로 확대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말까지 국내 증시의 주도주는 내수주가 될 것이란 의견은 유지했다. 정책 효과와 실적 개선이 기대감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설명이다.
오 팀장은 "내수주를 주도그룹으로 유지하되 9월 중순 이후에는 수출주로의 업종 확산이 필요하다"며 "수출주는 유동성 공급 효과에 따라 가격 매력이 부각될 수 있고, 3분기 첫 번째 이익 개선도 시도할 것"이라고 했다.
수출주 가운데는 악재가 선반영된 자동차 업종의 비중을 늘릴 것을 주문했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도 " 낙폭과대 수출주에 한해 선별적인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유럽 경기회복 기대감이 커지고 엔화약세가 진정되면 조선과 자동차 업종에 대한 관심을 점차 높여가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박희진 기자 hotimp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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