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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복지에 밀린 지하공간 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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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근 건설부동산부 기자 bk11@hankyung.com


[ 김병근 기자 ] 서울 석촌동 싱크홀 사건을 계기로 지하공간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석촌동의 경우 인근 지하철 공사와 관련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지만 통상 낡은 상하수도관이 싱크홀을 초래하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땅속 낡은 상하수도관에서 물이 새어 나오면서 땅속 흙이 물에 쓸려 나가 싱크홀이 발생한다는 지적이다.

국토교통부는 이와 관련해 상하수도관 등 지하 시설물 관리를 위해 ‘지하 시설물 전산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상하수도관, 가스관, 전선 등과 같은 지하 시설물 위치의 종이로 된 도면을 컴퓨터로 옮겨 통합 관리하는 사업이다.

시(市) 단위에 대한 전산화 작업은 마무리했다. 전국 84개 시(광역시 포함)급 지방자치단체 지하 시설물을 전산화하는 작업은 1998년 시작한 이래 13년 만인 2011년에 마쳤다. 문제는 77개 군(郡)급 지자체이다. 군급은 2010년 시작해 2015년까지 시스템 구축을 끝낼 계획이었다. 그러나 지금 속도라면 일러야 2018년에 전산화 작업을 마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토부 관계자는 “시 이상 단위에 대해서는 계획대로 전산화 작업을 마쳤지만 군 이하 지역은 원래 계획보다 3년쯤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연도별로 180억원씩 예산 계획을 세웠는데 이번 정부 들어서도 복지 등에 예산이 많이 배정되면서 해당 예산(100억원 안팎)이 목표치보다 크게 낮아졌다”고 하소연했다. 지하 시설물을 전산화하는 작업에 필요한 예산이 복지 분야로 넘어가면서 애를 먹고 있다는 푸념이다.

최근 싱크홀이 나타난 지역은 지하 시설물 전산화 작업이 완료된 시급 지자체가 많았다. 어디에 어떤 종류의 시설물이 있는지 전산 자료가 확보됐음에도 싱크홀 피해를 막지 못했다. 지하 시설물 전산화가 안된 군급 지자체에서 싱크홀이 생긴다면 원인 파악도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은 그래서 나온다. 지자체 수는 시가 84개로 군(77개)보다 많지만 면적은 군이 시보다 훨씬 더 넓다. 그만큼 잠재된 위험도 클 수밖에 없다. “안전이 복지보다 먼저”라는 목소리에 귀 기울일 때다.

김병근 건설부동산부 기자 bk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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