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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향기] 할리우드가 사랑한 '조르지오 아르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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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의 미세한 차이까지 완벽하게 담아낸다

조르지오 아르마니 MTM, 직접 체험해 보니



[ 임현우 기자 ]
남자를 가장 남자답게, 멋있게, 섹시하게 만들어 주는 옷으로 슈트 이상의 것이 있을까. 입은 사람의 몸을 ‘착!’ 휘감고 아름다운 곡선을 연출하는 슈트는 남자의 매력을 끌어올리는 마술과도 같다. 그런 면에서 색상과 원단부터 깃, 소매, 단추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직접 선택하는 맞춤 슈트는 남자들이 누리는 최상의 럭셔리로 통한다.

고급 남성복으로 유명한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MTM(made-to-measure) 서비스는 세상에서 하나뿐인 나만의 맞춤 정장을 원하는 전문직과 고소득층 남성에게 인기가 높다. 서울 청담동 매장에서 아르마니 맞춤복의 주문 과정을 체험해 봤다.

가장 먼저 클래식한 스타일과 슬림한 스타일 중 선택을 해야 한다. 요즘은 몸에 붙는 정장이 대세인 만큼 슬림한 스타일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고 한다. 이후에는 샘플 재킷과 바지를 입은 상태에서 본격적으로 신체 사이즈를 측정하고 스타일을 맞추게 된다.




수십년 경력의 전문가가 기자의 신체 특성을 파악해 주문지에 기록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지금 엉덩이와 밑쪽이 좀 답답하지 않으세요? 히프 부분은 3㎝ 정도 넉넉하게 재단해야겠네요. 그래야 편안하실 겁니다.” 당사자는 느끼지 못하던 몸의 미세한 균형 차이까지 척척 잡아냈다. “오른손잡이시죠? 왼쪽 어깨가 오른쪽보다 1㎝쯤 내려와 있네요.”

그다음에는 원단과 단추를 고른다. 갖가지 색상과 무늬의 손바닥만한 원단 샘플과 단추가 테이블에 쫙 깔렸다. 선택 가능한 고급 원단이 500종에 달한다. 겉감, 안감, 단추, 옷깃의 모양, 재킷의 뒤트임 여부 등을 하나하나 고르며 내가 입을 슈트를 직접 ‘디자인’하는 과정이다.




세한 부분을 모두 선택해야 하는 만큼 기성복 고르는 것보다 어렵게 느껴졌다. 원하는 스타일을 어느 정도 미리 생각하고 오는 게 좋겠다 싶었다. 매장 직원의 설명도 마찬가지였다.

“MTM 고객들은 대부분 원하는 스타일이 확실합니다. 오랫동안 슈트를 입어온 만큼 자신에게 가장 어울리는 게 무엇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계시죠. 저희가 여러 조언을 드리긴 하지만, 최종 선택은 고객의 몫이니까요.”

재킷 안쪽에 새길 이니셜을 적어주는 것을 마지막으로 한국에서 할 일은 모두 끝났다. 이제 모든 정보를 이탈리아 공방으로 보내 본격 제작하는 과정이 남았다.

완성된 옷이 한국으로 다시 오기까지는 6주 정도가 걸린다. 최종 확인과 수정 작업을 거치면 멋진 수트 한 벌을 받을 수 있다. 사이즈를 한번 재 두면 이후에는 매장에 올 필요 없이 집이나 사무실에서 샘플을 받아본 뒤 전화로 맞춤 슈트를 주문할 수 있다.

아르마니 MTM을 가장 많이 이용하는 사람들은 40~50대 고소득층 남성이다. 주문이 가장 많은 것은 700만~800만원대 슈트지만 최고급 원단을 쓰면 5000만원, 심지어 1억원을 훌쩍 넘기도 한다.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다음달 1일부터 3일까지 이탈리아에서 온 MTM 매니저가 슈트를 맞춰주는 수 미주라(su misura·이탈리아어로 ‘당신의 사이즈에 맞춘다’는 뜻) 행사를 연다. 올 가을겨울을 앞두고 새로 나온 원단을 고를 수 있어 더욱 기대를 모은다. 서울 청담동 매장과 신세계 본점·강남점·센텀시티점에 미리 예약하면 된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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