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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들이 아마존서 '납 테스트기' 주문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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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 기자 ] 30대 주부 김모씨는 최근 미국 인터넷쇼핑몰 아마존에서 21달러(약 2만1000원)를 주고 일회용 납 성분 테스트기를 ‘직구’했다. 이 제품은 건축 자재의 유해성분을 점검할 때 주로 쓰이는데 국내에선 팔지 않는다. 관세와 배송료 등을 부담하고 배송이 오랜 시간 걸리는 불편함까지 감수하면서 김씨가 납 테스트기를 산 이유가 있다.

그는 “온가족 식기로 국산 제품을 쓰는데 그릇에서 중금속이 검출됐다는 얘기가 있어 직접 확인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릇의 납 성분을 확인하기 위해서란 얘기였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제품 주문법과 사용법을 번역한 게시물들이 올라오고, 납이 검출됐다는 ‘사용 후기’도 게시되고 있다.

발단은 지난 4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한 방송사 프로그램은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70여개 그릇의 중금속 성분을 검사했다. 이 중 국내 1위 도자기업체인 한국도자기 그릇의 납 함유량이 가장 높았다. 방송에 출연한 전문가는 “납에 노출된 아이는 키가 작고 뇌 발달도 지체된다”고 지적했다.

한국도자기엔 항의 전화가 빗발쳤다. 문제가 된 건 ‘파인차이나’ 방식으로 생산한 그릇이었다. 한국도자기에서 자체 개발한 이 제품은 일반 도자기보다 강도는 3배 강하고 수분 흡수율은 낮다. 방송 이후 전체 매출의 40%가량이 줄어들 정도로 타격이 컸다.

회사 측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새롭게 중금속 검출 시험을 의뢰해 ‘납 함유량이 기준치 미만이다’라는 결과를 얻어내 그 결과를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회사 관계자는 “항의하는 소비자들의 90%를 설득시켰다”고 말했다. 하지만 무슨 일인지 한국도자기는 의혹이 제기된 제품의 생산 라인을 폐쇄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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