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간 의리 외친 남자
선행은 빚 내서라도 팍팍~
국민의리남, 이번엔…아프리카 어린이 위해 나섰다
[ 배선영 기자 ]
“정의의 시대, 영웅의 시대를 꿈꿔요. 물질만능주의 시대가 막을 내리고 선량하고 착한 사람들이 결코 억울해 하지 않는 사회가 만들어지는 날, 저는 뜨거운 감동의 눈물을 흘리게 될 겁니다.”
대한민국에 의리 열풍을 불러일으킨 배우 김보성(48)은 선글라스로 두 눈을 가리고 나타났지만, 눈동자 속 뜨거운 진심은 조금도 감출 수 없었다.
김보성이 의리를 외친 것은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그는 지난 20년간 방송은 물론 공식석상에서 꾸준히 의리를 외쳐왔다. 이제야 유행어가 된 이유는 올 상반기 선보인 한 편의 음료 CF 때문이다. 슈트 차림의 김보성이 비장한 포즈로 ‘우리 몸에 대한 의리’를 외치는 광고는 젊은 층 사이에서 입소문을 탔고 인터넷을 통해 엄청난 화제몰이를 했다. 그렇게 ‘강제 전성기’를 맞게 된 김보성은 현재 온갖 CF와 예능 프로그램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김보성은 돈을 버는 것도, 명성을 얻는 것도 인생의 목적이 아니라고 말한다. 지난 4월 세월호 침몰사고 당시 은행 대출을 받아 1000만원을 기부했고, 지난달에는 시각장애인과 기아 아동을 위해 2000만원의 성금을 전달했다. 소외 계층에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손을 뻗어 나가던 그는 최근 월드비전 홍보대사로 발탁돼 더 바쁜 하루를 살고 있다.
“제 인생의 목적은 세상이 의리의 시대가 되는 것입니다. 상업적 목적의 광고보다 월드비전과 만든 ‘의리의 아이들’ 동영상 조회 수가 더 높았으면 합니다.”
‘의리의 아이들’ 동영상은 영화 ‘의리의 아이들’의 아역배우 오디션을 보러 온 부모와 아이들에게 사전 고지 없이 실제 아프리카 아동이 현실에서 겪는 여러 어려움을 체험하게 하는 내용이다. 몰래카메라 형식으로 촬영된 이 영상은 지난달 18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공개된 뒤 별다른 홍보 없이 100만회에 가까운 조회 수를 기록했다.
“누군가는 여전히 저의 ‘의리’를 가벼운 웃음으로 생각할 수 있겠죠. 그렇다고 서운하지는 않아요. 진심은 언젠가는 통한다고 생각하니까요. 살다 보면 제 진심을 증명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길거리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은 그에게 ‘의리’를 외치면서 “덕분에 용기를 얻는다”며 손을 잡기도 한다. 김보성은 “의리에 대한 호응도가 그 어느 때보다 큰 시대”라며 “‘형님 덕분에 힘을 얻었습니다’라고 말씀하시는 분을 보면 더 큰 책임감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정말 ‘으리으리’하게 잘살아 젊은이들의 귀감이 돼야겠다”고 강조했다.
“의리는 많은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누군가에게 의리는 우정일 수 있고, 사랑일 수 있고, 양심일 수 있지만, 제게 의리란 정의감과 사랑의 나눔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지금 대세가 됐다고 자만하지 않고, 의리에 대한 사명감과 책임감을 갖고 매사에 임하겠습니다.”
배선영 한경 텐아시아 기자 sypov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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