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지난 대선에서 특권 포기 공약
아직도 감감 무소식…"말로만 혁신"
[ 이호기 기자 ] 최근 ‘방탄국회’ 논란이 일면서 국회의원의 면책·불체포 특권을 제한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22일 당 연찬회에서 “(지난 21일 여야 의원 3명의 구속영장 발부를 놓고) 이제 불체포 특권이 사라졌다”고 말했지만 법적으로는 달라진 것이 전혀 없다.
국회의원의 불체포·면책 특권은 헌법으로 보장하고 있다. 불체포 특권(44조)은 의원이 현행범이 아닌 한 회기 중 국회 동의 없이 체포 또는 구금되지 않는 권리다. 면책 특권(45조)은 의원이 국회에서 직무상 행한 발언에 관해 국회 밖에서 책임을 지지 않는 것을 말한다.
여야는 2012년 대선을 앞두고 이 같은 면책·불체포 특권을 내려놓겠다고 약속했다.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대선 후보는 정치 쇄신안을 발표하면서 “국회와 국회의원도 성숙한 국민의 눈높이와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며 “면책 특권을 엄격히 제한하고 불체포 특권은 폐지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민주통합당(새정치민주연합의 전신) 대선 후보였던 문재인 의원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공약집에서 “낡은 구시대의 관행에서 탈피해 국민의 열망에 부응하는 새로운 정치가 요구되고 있다”며 “국회의원의 불체포 특권과 면책 특권을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당시 당 관계자는 “당장 개헌을 할 수는 없지만 악용되지 않도록 국회법 등을 손질하고 당 차원에서 강력하게 혁신안을 내놔 실천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입법권을 가진 국회의원의 직무 수행에 필요한 권한이라고 주장하기도 하지만 특권이 남용되는 데 따른 부작용이 훨씬 심각하다는 지적이 많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
[한경+ 구독신청] [기사구매] [모바일앱]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국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