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나영 기자] 그의 평온한 얼굴에서는 도저히 화난 얼굴을 짐작하지 못한다. 배우 유선의 얌전한 얼굴을 보자면 과감한 포즈의 화보란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의 연기 진면목을 영화 <이끼>를 보기 전까지는 미처 예상하지 못했듯이 말이다.
# Here right now
배우 인생 13년 차 유선의 연기의 길과 앞으로의 또 다른 길이 궁금해진다. 질문을 하면서 기자가 느낀 점은 각각 다른 두 명의 캐릭터와 대화를 하고 있는 것처럼 그의 영역이 분명하다는 것이다.
유선은 언제나 확실한 연기변신을 해왔다. 2009년 <솔 약국집 아들들>에서 김복실, 2007년도의 영화 <그 여자가 무서워>과 <검은집>에서는 마치 다른 세상의 인물처럼 캐릭터에 완전히 몰입하는 비상한 연기력을 지녔다.
"2012년 <돈크라이 마미> 때 사실 많이 힘들었어요. 100% 캐릭터에 몰입되는 경지가 물론 모든 배우들이 꿈꾸는 경지이지만 그게 나의 삶과 캐릭터를 넘나드는 것이 자유자재로 원활하게 되어야지 안 그러면 너무 고통스러운 역을 맡으면 너무 힘들어질 것 같아요. 하지만 "저는 가급적이면 맡은 역으로 주변 사람을 힘들게 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일상생활에 오면 환기하는 편입니다”
서로를 비추는 거울처럼 피사체에는 배우 유선의 모습만이 비추지만 관객들이나 시청자들에게는 다양한 인물이 되어 나타날 것이다. 배우 유선의 진짜 모습은 냉정과 열정 사이 그 어디쯤에 있을까? [스타들의 수다] 배우 유선의 세계로 들어가 보자. Q. 이지적인 매력이 강하다.
눈·코·입의 모양보다 눈빛이 깊어 보여서 좋다는 말을 자주 들었습니다. 눈빛 때문에 미스터리하거나 사연이 많은 역할을 하게 되기도 해서 저의 눈빛은 남과 다른 뭔가가 있는 것 같기는 해요(웃음)
▶ 체력관리법?
약을 먹는 스타일은 아니에요. 비타민이나 영양제도 꾸준히 먹는 걸 못해서 한 통을 다 먹어본 적이 없어요. 그나마 비결이 있다면 밥을 잘 챙겨 먹어요. 그래서 오히려 촬영 들어가기 전에는 관리한다고 살이 빠져있는데 촬영을 하면서 살이 찌기도 해요(웃음)
▶ 액션 연기
워낙 액션을 동경했어요. ‘안젤리나 졸리’도 너무 멋있고 레지던트이블에 ‘밀라 요보비치’도 그렇고, 남자 버금가는 포스를 뿜어내는 여배우들에 대한 동경이 있었어요. 여성미만으로 어필하는 캐릭터보다 남자랑 같이 대등하게 붙어서도 꿇리지 않는 여성의 강인함. 그래서 초반에 액션 연기를 많이 했었죠(웃음) 힘든 만큼 느껴지는 희열이 있어요.
비단 우리나라에서만 강한 액션의 여배우 캐릭터가 없어요. 저도 그나마 액션 했던 작품이 다 드라마에요. 황정민 선배님이랑 몸싸움을 했는데, 그것도 숙련된 무술은 아니었죠(웃음)
그리고 총도 멋있잖아요. 안젤리나 졸리가 나오는 ‘원티드’에서처럼 총 사용하는 액션!
그런 역할을 만날 수 있으면 더 늦기 전에 한번쯤 해보고 싶어요(웃음)
▶ 예전 인터뷰 중 ‘30대 여배우’에 대한 언급은 공감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배우가 결혼도 기점이 되고 아이를 난 것도 기점이 되고 나이도 기점이 되는데, 어떤 기점들을 맞이하면서 예전에는 안 하려고 하거나 하기 싫었던 것들을 계속 고집할 순 없는 것 같아요. 자연스럽게 나이를 먹어가고 삶이 변하면서 내 연기폭도 확장시켜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그게 쉽지 않아요.
남자 배우들은 나이를 먹어서도 어린 여배우들이랑 로맨스를 하잖아요. 물론 여배우도 연상연하로 촬영하는 경우도 있지만 정말 극소수고(웃음) 혹여 본인이 받아들이기 쉽지 않아도 언젠간 열어나가는데 필요한 것 같고 저도 그런 과정이 있는 것 같아요.
▶ 함께 호흡했던 남자배우들 중 가장 즐겁게 진행했던 배우는?
황정민 선배. 촬영도 되게 유쾌했고, 이분이 현장에서 연기할 때 그 열정을 보면서도 되게 많이 자극이 됐고, 같이 힘내서 하게 됐던. 되게 좋았던 호흡으로 기억해요.
본인의 연기가 다 끝났는데도 기다리면서 호흡해주고, 본인이 앵글에 안 잡히는데도 같이 비 맞으면서 아이콘택트하고 호흡해주고… 똑같이 연기를 잘하는 배우여도 정말 자기 것만 딱 하는 배우가 있는 반면에 자기가 가진 경력과 연기력으로 상대방을 리드하려고 하는 분들도 있어요. 그런데 황정민 선배는 같이 연기 하는데 정말 편안한 상대였던 것 같아요.
선후배를 떠나서 같은 작품을 끌어가는 동지의식을 갖게 해준?
▶ 가장 매너가 좋았던 배우는?
매너는 또 지진희 선배가 한 매너 하시죠(웃음) 굉장히 유쾌하시고 ‘긍정맨’이세요. 되게 진지하기만 할 것 같잖아요. 그런데 굉장히 유머러스하고 배려해주는 자상함이 있는 분이세요. 이분은 그런 배려나 남을 위해주고 스텝을 위하는 게 몸에 배어있는(웃음)
▶ 함께 호흡하고 싶은 배우나 연하의 배우가 있다면?
약간 코믹한 커플로 나오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격정멜로 말고(웃음) 유쾌한 멜로를 연하랑 하면 재미있을 것 같아요. 서로 천적처럼 좋아하지 않을 것 같던 사람들이 서로를 이해하면서 멜로를 하게 되는(웃음)
아, 저는 최민식 선배님이랑 한번 호흡해보고 싶어요. 그분이 어떻게 연기를 하시는지 현장에서 같이 느껴보고 싶어요. ‘어떻게 저렇게 연기를 하지?’ 너무 궁금해요. 송강호 선배님도 그렇고(웃음) 연하랑 알콩달콩하는 것도 좋겠지만(웃음) 대선배님들의 연기를 멀리서나마 보고 싶고 느껴보고 싶어요.
▶ 최민식 선생님, 송강호 씨 모두 알아주는 주당이라고 들었다. 유선 씨는?
저는 술은 못하지만 동료애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이어서, 그런 팀워크를 다지는 자리는 안 빠지는 편이죠(웃음) 드라마 같은 경우는 잠깐 눈 붙이고 현장에 나와야 하다 보니 그럴 새(동료애를 다질 시간)도 없지만, 영화는 그 한편을 정말 끈끈한 동료애로 만들어간다고 생각을 해요.
강우석 감독님도 술을 좋아하신다기 보다는 팀들의 화합과 사석에서 나누는 작품에 대한 열정을 한대 모으는 분위기를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예를 들자면, 건배 할 때 ‘이끼를 사랑합시다’, ‘글러브를 사랑합시다’ 이런 식으로(웃음)
▶ 캐릭터를 어떻게 연구하는 편인지?
처음에는 엄청나게 연구를 했어요. 학교에서도 그렇게 배웠고요. 연구를 하면 그 캐릭터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연기를 할 때 도움이 되는 게 사실이에요. 그런데 어느 날은 ‘내가 너무 정석대로 가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언젠가 부터는 ‘연구를 하고 분석을 하되, 너무 그 안에 인물에 대한 이해를 가두려고 하지 말고 (마음을)좀 열자’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현장에서 충분히 벌어질 수 있는 상대배우의 연기나 감독님의 디렉션이나 이런 것들을 현장에서 충분히 조율할 수 있게 바꿔갔죠. 캐릭터를 사전에 너무 만들지 않으려고 하는 편이에요(웃음)
(사진출처: bnt world, 영화 '돈크라이 마미', '가비', '네버엔딩 스토리', '로맨틱 헤븐', '이끼', '검은집', '가발', '범죄의 재구성', '4인용 식탁', '마요네즈' 포스터, 드라마 '드라마 페스티벌', '마의', '부탁해요 캡틴', '포토그래퍼', '솔약국집 아들들', '떼루아', '로비스트', '그 여자가 무서워', '독신천하', '달콤한 스파이', '작은 아씨들', '폭풍속으로', '
태양의 남쪽', '대망', '그 햇살이 나에게' 포스터, bnt뉴스 DB)
>> [스타들의 수다 ②] 배우 유선 ''Lovely & Lovely~" 원동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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