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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사업 자신감 얻은 SK, 삼성 출신 전문가 영입해 '영토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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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02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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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 C&C, 반도체 모듈 진출
    하이닉스와 양대축 육성
    임원급 채용 등 '공격 행보'



    [ 박영태 기자 ]
    SK그룹이 반도체 분야 사업확장에 발빠르게 나서고 있다. 최태원 회장이 2011년 의욕적으로 인수를 결정한 SK하이닉스가 연이어 기대를 훌쩍 뛰어넘는 성과를 내자, 그룹 지주회사 격인 SK C&C를 통해 반도체 모듈사업에도 과감하게 뛰어들었다. 메모리 반도체 세계 3위인 SK하이닉스와 함께 반도체 분야를 핵심사업으로 키우려는 최 회장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는 게 그룹 측 설명이다.

    세계 반도체 모듈시장은 지난해 331억달러(약 34조원) 규모로, D램시장(351억달러)에 버금갈 만큼 크다. SK그룹 관계자는 “반도체 모듈사업이 장기적으로 SK하이닉스의 메모리 반도체 사업과 함께 그룹 반도체 사업의 양대축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반도체 영토 더 넓히는 SK

    최근 SK C&C는 지난해 인수한 정보기술(IT) 유통업체인 ISD테크놀로지를 통해 반도체 모듈 사업에 진출했다. D램, 낸드플래시 등 칩을 제조사로부터 공급받아 반도체 완제품으로 만드는 반도체 모듈 시장이 유망하다는 판단에서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반도체 모듈 시장은 지난해 331억달러에서 2017년에는 476억달러로 커질 전망이다. 노트북과 스마트폰, 디지털카메라 등의 저장장치로 쓰이는 마이크로SD(secure digital), SSD(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 SD카드 등 메모리 제품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SK C&C는 중급이나 하급 수준의 메모리 반도체 모듈을 주로 재가공해 SD카드 등 완제품 형태로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중소 규모의 IT기업들이 주요 고객이다. SK C&C 관계자는 “중급 또는 하급 반도체 모듈은 중저가 IT제품에 주로 쓰인다”며 “최근 휴대폰, PC, 스마트기기 등 중저가 IT제품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어 시장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SK C&C는 반도체 칩 구매처도 다변화한다는 방침이다. 계열사인 SK하이닉스에만 의존하지 않고 미국 마이크론, 삼성전자, 일본 도시바 등으로 거래처를 넓혀갈 계획이다.

    SK가 반도체 사업 확장에 적극적인 것은 SK하이닉스 인수 효과 때문이다. 2011년 11월 본계약에 이어 2012년 2월 SK 품에 안긴 SK하이닉스는 인수 1년 만인 지난해 2분기에 1조1140억원으로 분기 영업이익 1조원 시대를 열었다. 지난해 4분기엔 중국 우시공장 화재 여파로 1조원 기록이 깨졌지만, 올 들어 다시 1분기와 2분기 영업이익이 각각 1조원을 웃돌았다.

    이는 SK의 탄탄한 자금력이 뒷받침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SK가 인수한 뒤 SK하이닉스는 청주에 낸드플래시 생산라인을 세우고 이탈리아 아이디어플래시와 미국 LAMD 인수 등 공격적인 투자에 나섰다.

    ◆삼성전자 출신 전문가 대거 영입

    반도체 모듈사업도 SK의 자본력과 마케팅 네트워크를 활용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게 자체 판단이다. 삼성전자 등 반도체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영업·마케팅 전문가를 대거 영입하는 등 인재 확보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SK C&C는 올초 삼성전자에서 반도체연구소 상품기획·패키지 개발실 수석연구원, 반도체 메모리 마케팅 임원(전무)을 지낸 김일웅 씨(55·사진)를 ISD테크놀로지 대표(부사장)로 영입했다. 김 대표는 최근 3년간 대만 반도체 모듈회사 ADATA의 대표를 지낸 반도체 모듈 제조·유통 분야의 전문가다.

    조만재 글로벌세일즈본부장, 이명걸 B2B본부장, 노성수 B2C본부장 등 3명의 임원급 본부장도 최근 잇따라 영입했다. 1963년생 동갑으로 반도체 영업·마케팅 분야에서 20년 넘게 경력을 쌓은 이들의 공통점은 삼성전자에서 근무했다는 점이다.

    조 본부장은 삼성전자에서 10년 동안 일본, 미주, 중남미 지역의 영업 및 마케팅 업무를 했고 이 본부장은 20년 동안 삼성전자에서 일본시장 전문가로 일했다. 삼성전자에서 10년을 재직한 노 본부장은 메모리 시장의 불모지였던 러시아와 동유럽 시장에서 3배의 매출 신장을 올리는 등 영업 역량을 발휘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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