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공장 GMP 승인
4분기부터 독감백신 생산
[ 김형호 기자 ]
한국의 사노피(세계 백신 1위 업체)를 꿈꾸는 SK케미칼의 프리미엄 백신사업이 본궤도에 진입했다.
SK케미칼은 경북 안동 바이오산업단지에 지은 백신공장 ‘L하우스’(사진)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GMP(우수의약품제조관리) 승인을 받았다고 18일 발표했다. GMP 승인은 모든 시험과정을 마치고 본격적인 생산준비를 마쳤다는 얘기다. 완공 후 관련 제품을 시범생산하면서 시설의 안정성을 검증하는 최종 단계만 거치면 된다.
총 2000억원을 들여 지난해 말 완공한 안동 백신공장은 SK케미칼이 백신시장을 향해 던진 승부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연간 1억4000만명 분량의 백신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기존의 중저가 백신 대신 1회에 10만원이 넘는 프리미엄 백신 생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4분기부터 국내 최초의 세포배양 독감백신을 생산할 계획이다. 현재 식약처가 허가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세포배양 독감백신은 기존 유정란 방식의 백신과 달리 판데믹(세계적 전염병) 상황이 발생하면 3개월 안에 완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조류인플루엔자 등 외부 오염에 강하다는 것도 강점이다. 미국 정부는 신종플루 사태 이후 유사시에 대비해 세포배양 백신 생산시설을 정부가 지원해 설립할 정도로 신경 쓰고 있다.
SK케미칼이 가장 기대를 거는 제품은 내년 생산 예정인 프리미엄 폐렴구균 백신이다. 현재 최종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SK케미칼은 폐렴백신이 안동 백신공장의 첫 블록버스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케미칼이 자체 기술로 개발한 폐렴백신은 가장 최근에 나온 화이자의 ‘프리베나’와 같은 13개 항원이 결합돼 있는 백신이다. 1회 주사비용이 10만원에 달하는 국내 폐렴구균 백신시장은 화이자, GSK 등 다국적 제약사 2개사가 독차지하고 있다. SK케미칼의 폐렴백신 생산에 업계가 주목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백신 분야에 특화해온 SK케미칼은 글로벌 제약사로부터 인정받을 정도로 기술력을 축적했다는 평가다. 지난 3월에는 사노피·파스퇴르가 SK케미칼에 로열티를 주고 차세대 폐렴백신을 개발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안동 공장에 대한 투자 덕분이었다는 평가다. SK케미칼은 또 지금까지 다국적사 MSD만 유일하게 개발에 성공한 대상포진 백신도 개발하고 있다. 이인석 SK케미칼 사장은 “위기 상황에 대비한 백신 주권 확보와 글로벌 시장 진출을 목표로 과감히 투자한 것이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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