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제재심, 추가 검토
"분사 때 고객정보 미삭제"
[ 장창민 기자 ]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제재심)가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에 대한 추가 제재 항목 상정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과 금융위원회는 오는 14일 또는 21일 예정된 제재심에서 임 회장에 대한 추가 제재 항목을 올릴지 논의하기로 했다. 금융위가 KB금융지주의 ‘사업계획서 미이행’에 대한 제재 필요성을 제기한 데 따른 것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KB국민카드가 2011년 3월 국민은행에서 분사할 때 은행이 보유한 고객 정보를 이관한 후 비카드정보(순수 은행의 고객 정보)를 삭제하겠다는 사업계획서를 KB금융지주가 제출했으나 이를 삭제하지 않았다는 문제가 제기됐기 때문에 추가 제재를 논의할 필요가 있다”며 “정보 이관뿐만 아니라 삭제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점도 당시 지주사 고객정보관리인인 임 회장에 대한 중징계 근거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제재심 위원들이 이를 받아들이면 추가 검사 등의 절차를 다시 거쳐야 한다. 이럴 경우 KB금융에 대한 제재 과정은 더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대로 제재심 위원들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기존 제재 안건만 논의해 징계 수위를 결정하게 된다.
금융위와 금감원은 미묘한 시각차를 보이고 있다. 금융위는 KB금융의 사업계획서 미이행을 새로운 중징계 사유로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반해 금감원은 정보를 삭제하는 주체가 지주사가 아닌 국민카드이기 때문에 임 회장에 대한 중징계 요건으로 보기엔 애매하다는 반응이다.
금감원은 오히려 국민은행 주전산기 교체 관련 내분사태를 임 회장과 이건호 국민은행장에 대한 주요 중징계 사유로 보고 있다. 금융위의 시각은 다르다.
금융위 관계자는 “주전산기 교체 문제로 중징계 조치를 내리기 힘들다”며 “특히 이 문제를 처음 제기한 이 행장을 중징계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밝혔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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