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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준 교수 "정부의 배당 장려 정책, 한국 경제에 도움 안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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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 강의' 출간 기념회서 '쓴소리'


[ 이승우 기자 ] 최근 정부가 기업의 배당을 늘리도록 유도하기 위해 내놓은 배당소득 세제개편에 대해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경제학과 교수(사진)가 쓴소리를 던졌다. “돈이 돌게 하려는 정책 취지와 달리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들에 돈이 흘러갈 것”이란 지적이다.

장 교수는 28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저서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기업이 투자를 늘리거나 임금을 올린다면 돈의 흐름이 좋아질 수 있지만 배당은 그렇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또 “제조업체가 현금을 쌓아두든, 배당받은 부자들이 현금을 틀어쥐든 결과는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외국 투자자를 중심으로 배당을 늘리라는 압박이 높아지고 있는데 그걸 더 장려하는 것이 한국 경제에 좋은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비슷한 사태가 다시 올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미국과 영국 주식시장에 거품이 끼었고 중국에도 불안 요인이 많다는 점에서다.

장 교수는 위기 대처 방안으로 과도한 외부 자본 유출입을 막기 위한 규제를 꼽았다. 그는 “금융·부동산 거품으로 경기를 살려보려는 얘기가 많이 나오는데 오히려 그런 분야의 규제를 강화해야 충격이 와도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장 교수는 세월호 참사에 대해서도 “무분별한 규제 완화와 그나마 있던 규제마저 제대로 지키지 않는 정부로부터 비롯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안전 문제뿐 아니라 금융 규제도 마찬가지”라며 “금융위기로 실업자가 나오고 생계 곤란으로 자살하는 사람이 나오면 결국 잘못된 규제완화로 인한 피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20년 동안 규제는 무조건 풀면 좋은 것이라는 생각이 퍼져 있는데 이번 사고를 계기로 이런 시각에 변화가 있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장 교수의 이번 신간은 영국 펭귄 출판사가 1937~1989년 펴냈던 교양서 시리즈 ‘펠리컨북스’를 25년 만에 복간하면서 내놓은 첫 책이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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