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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이 미래다] 퇴직연금 수익률 6분기째 0%대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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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리금 보장형에 묻어두다보니…


[ 조재길 기자 ] 퇴직연금에서 원리금보장형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좀체 줄지 않으면서 개인과 기업 모두에 큰 짐이 되기 시작했다. 주요 편입 상품인 예금 금리가 뚝 떨어졌기 때문이다.

금융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포스코 등 확정급여(DB)형 퇴직연금 제도를 도입한 대기업 상당수가 작년에 각각 1000억원이 넘는 퇴직급여 충당금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DB형 퇴직연금은 퇴직급여 운용수익에 대한 책임을 기업이 지는 구조로, 운용수익이 임금 상승률에 미치지 못하면 그 차이만큼 별도로 적립해야 한다.

퇴직연금 컨설팅 업체인 머서코리아의 황규만 부사장은 “임금 상승률이 연 5%인 DB형 기업이 3%의 운용수익만 냈다면 모자라는 2%만큼은 직접 부담해야 한다”며 “때문에 기업들이 DC형 전환을 서두르고 있지만 노조 반대로 여의치 않다”고 했다.

은행 보험사 증권사 등 46개 금융회사가 굴리는 퇴직연금 수익률(DB형, 원리금 보장상품 기준)은 작년부터 6분기 연속 0%대를 기록 중이다. 퇴직연금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은행권 수익률은 작년 1분기 0.98%로 1% 밑으로 떨어진 뒤 올 2분기 사상 최저치(0.76%)로 내려앉았다. 증권사도 마찬가지다. 2분기 평균 수익률이 0.87%에 그쳤다. A금융사 관계자는 “어떤 경우에도 원금 손실을 볼 수 없다는 가입자들이 의외로 많다”며 “포트폴리오를 안전한 상품 위주로 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퇴직연금뿐만이 아니다. 보험사들이 판매하는 또 다른 노후 대비 상품인 개인연금 공시이율도 작년부터 연 4% 밑으로 떨어졌다. 반면 연금 자산의 절반 이상을 주식에 투자하는 호주는 우리와 완전히 다른 상황이다. 퇴직연금 수익률이 작년에만 17.5%를 기록했다. 과거 35년간 연평균 수익률은 10.8%다. 김경록 미래에셋 은퇴연구소장은 “주식 등 위험 자산 비중을 높이는 것 외에 대안이 없다”고 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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