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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선 기자 레알겜톡] 그들은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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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김연아, 박지성, 김치, 불고기, 싸이, 강남스타일'</p> <p>이 여섯 개의 단어에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made in Korea라는 것도 있지만, 외국인들에게 묻는 질문에 단골로 들어가는 소재라는 것. 한 누리꾼은 자신의 트위터(@meteor8091)에 '외국인이 한국에서 입으면 좋을 티셔츠'라는 제목의 합성 사진을 게재하기도 했다. 사진에는 'I Know PSY, GANGNAM STYLE, DOKDO, KIMCHI, JISUNG PARK, YUNA KIM'이라 적혀있었다.
▲ 트위터(@meteor8091)에 올라온 합성 사진
</p> <p>한국 사람들은 유난히 다른 사람들의 평가를 궁금해 하는 것 같다. 우스갯소리로 외계인을 만났을 때 각 나라별 반응으로 프랑스는 '당신들에게도 예술이 있는가', 중국은 '당신들에게도 역사가 있는가', 미국은 '당신들에게도 군대가 있는가'라고 묻는다면, 한국은 '한국을 아는가'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p> <p>이는 게임업계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외국에서 한국 게임은 꽤 유명한 편이다. '온라인 게임의 종주국'이라는 애칭도 있고, 외국인들은 '게임은 한국인의 종특(종족 특성)'이라며 수준 높은 게임 실력을 인정하기도 한다. 또한 시장 사이즈에 비해 게임에 대한 뜨거운 열정으로 한국을 특별히 아끼는 외국 기업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p> <p>그래서인지 게임 기자들은 종종 외국 개발자들을 당황스럽게 하는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한국만을 위한 특별한 이벤트나 프로모션은 없나요?', '이 자리에서 한국 팬들을 위해 밝힐 수 있는 새로운 사실은 없나요?' 등이 단골이다.</p> <p>그런데 얼마 전 인터뷰에서 약간 충격을 받았다. 한국 시장에 처음으로 뛰어드는 일본 모바일 기업을 만나는 자리였다. 회사와 게임에 대한 간단한 소개가 끝나자, 이런 저런 질문이 나왔다. 그 중 '한국 시장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지', '특별히 좋아하거나, 최근에 플레이하고 있는 한국 게임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 있었다.</p> <p>인터뷰이는 순수한 표정으로 '한국 모바일 시장 트렌드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다른 게임의 영향을 받고 싶지 않기 때문에, 시장에 대한 분석을 하지 않고 오로지 게임에만 집중한다', '15년 전에 플레이했던 온라인 게임 외에 특별히 최근에 즐기는 것은 없다. 플레이해본 게임도 없다'고 답했다. 특별히 악의를 가지고 말하는 것은 아니었다.</p> <p>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해외 모바일 시장 트렌드 PPT를 만들고, 페이스북에도 온통 외국 정보를 링크하는 한국 게임업계 관계자를 너무 많이 본 탓인지, 사실 이해가 잘 가지는 않았다. 적을 알고 나를 알아도 될까 말까인데, 나만 알고 적에 대해서 하나도 모르는 상태에서 어떻게 칼을 휘두를 수 있을까?</p> <p>
▲ 영화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 중
그러다 문득 2009년에 개봉한 켄 콰피스의 영화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가 떠올랐다. 기분 좋게 데이트를 하고 연락이 오지 않는 소개팅남, 나에게 분명 마음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혼은 하지 않는 유뷰남. 이들의 공통점은 '반하지 않았다는 것'이다.</p> <p>이는 모바일 시장으로 넘어오면서 더욱 가속화되는 것 같다. 슈퍼셀은 '클래시 오브 클랜'을 광고하기 위해 광고비로 100억을 쏟아 붓기도 했지만, 아직까지 한국 모바일 게임 시장을 간 보는 중일 수도 있다. 게임에 대해서 꼬장꼬장하기로 소문난 킹이 '캔디크러쉬사가'에서 한국 유저를 위해 스티콘과 24시간 무제한 이벤트를 하기도 했지만, 어쩌면 그 이상의 매력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p> <p>그렇다고 좌절할 필요는 없다. 일본의 인터뷰이는 '한국은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안드로이드가 90% 이상이고, 카카오톡으로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이 게임을 즐기고, 와이파이가 되지 않는 곳이 없다'고 이야기했다. 한국 모바일 게임 시장은 아직까지 특별하지는 않지만 특수한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p> <p>따라서 지금은 푹 빠지지 않았지만, 앞으로는 달라질 수 있다. 참고로 말하자면 영화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에서도 반하지 않은 남자들과 헷갈려하는 여자들의 이야기로 불안하게 시작하지만, 결국 해피엔딩으로 끝났다.</p> <p>한경닷컴 게임톡 황인선 기자 enutty415@gmail.co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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