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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개별소비세 문제 많다] 보석·모피 세율 14년째 '그대로'…사행성오락기·총포류와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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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수효과 의문 - 귀금속·모피 합쳐도 100억 안돼
과세 형평성 - 고가 명품의류에는 부과 안해
개소세 없애면 - 제조업체 "가격 20% 내려가"



[ 민지혜/추가영 기자 ]
“해외 명품 브랜드와 싸우려면 가격경쟁력이 있어야 하는데, 개별소비세 때문에 국산 브랜드가 성장하기 어렵습니다.”(이필성 골든듀 전무)

“일일이 손으로 만들어야 하는 모피산업이 살아남으려면 고급화로 가야 하는데, 200만원이 넘는 제품을 사치품으로 규정해 개별소비세를 부과하니 국내 공장은 문을 닫고 제품경쟁력이 떨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습니다.”(한성훈 진도모피 상품기획팀 부장)

귀금속과 모피 등에 적용되는 개별소비세는 ‘판매가격이 200만원 이상’인 제품에 부과하고 있다. 이 기준은 2001년 10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상향 조정된 뒤 14년째 유지되고 있다. 사치품 소비를 억제한다는 것이 명분이지만, 관련 업계는 개별소비세의 높은 문턱을 넘어서기가 매우 어렵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20% 세율 너무 높다

보석이나 귀금속, 고급시계, 고급사진기, 모피와 융단, 가방 등에 부과하는 개별소비세율은 20%(200만원 초과분에 적용)다. 500만원을 넘는 고가 가구도 20%의 개별소비세를 물어야 한다. 이 기준은 사행성 오락기, 수렵용 총포류와 같은 세율이다.


예컨대 1000만원짜리 모피는 200만원 초과분(800만원)에 대해 20%의 개별소비세와 교육세(개별소비세의 30%), 농어촌특별세(개별소비세의 10%)를 합친 224만원(총 28%)을 세금으로 내야 한다. 여기에 전체 금액 1000만원에 대한 부가가치세 10%도 따로 붙는다. 국내 생산 완제품을 판매할 때뿐만 아니라 외국에서 완제품을 들여올 때도 똑같다. 김영두 대동모피 상무는 “20%의 개별소비세가 폐지되면 소비자가격의 15~20%가량을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보석류는 혼수용으로 가장 많이 찾는 0.3캐럿 다이아몬드 반지가 보통 200만원 이상이다. 0.5캐럿 다이아몬드 반지는 400만~500만원 선이다. 김안모 한국금거래소쓰리엠 대표는 “금값은 10년 전보다 4~5배가량 올랐다”며 “개별소비세 부과 기준액을 1000만원 이상으로 조정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재정학회는 최근 발표한 ‘개별소비세제 선진화 방안연구’ 보고서에서 “모피, 보석과 귀금속, 고급가구, 고급명품 가방 등이 미래형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는데 이들 항목에 대해 개별소비세를 부과하는 것은 산업을 지원·육성하기보다는 시장 기반을 위축 또는 말살시키는 효과가 크다”고 비판했다. 재정학회는 “모피나 귀금속 개별소비세율을 20%로 정하고 그보다 훨씬 더 고가의 승용차 세율을 5~6%로 두는 것도 개별소비세 체계의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세수 효과는 너무 적다

2012년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개별소비세의 대부분은 자동차(42.93%), 유류·가스(38.56%)에서 걷힌다. 모피(0.18%)와 보석·귀금속(0.23%)은 세수효과가 매우 낮다. 무자료 거래가 그만큼 많고, 영수증을 나눠 끊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모피업체 관계자는 “전체 개별소비세의 0.2%도 안되는 돈(38억원)을 모피업계에 부과하는 것이 과연 누구에게 이득이 되느냐”며 “모피산업에 미치는 악영향에 비해 세액이 너무 적은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무자료로 거래하는 ‘암시장’을 부추기는 것은 더 큰 문제다. 김안모 대표는 “개별소비세는 탈세를 저지르도록 부추기는 나쁜 세금”이라며 “금을 몰래 밀수하고 무자료로 현금 거래를 권유하는 일이 업계에서 비일비재하게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개별소비세율을 낮추지 않고 현금영수증 발급을 의무화하라는 것은 장사를 하지 말라는 얘기”라고 비판했다.

재정학회도 “모피와 귀금속에 대한 개별소비세 부과는 세수 효과는 매우 적은 반면 산업의 생산기반 조성을 저해하고 위축시킨다는 면에서 고부가가치 산업의 성장기반이 와해될 정도로 폐해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다른 제품과 형평성도 문제

해외에서 들어오는 프리미엄 패딩이나 명품 의류는 재킷 한 벌에 500만원에서 1000만원, 비싼 제품은 2000만원을 훌쩍 뛰어넘는데도 개별소비세가 부과되지 않는다.

조수형 모피조합 전무는 “중국이 대량으로 모피를 사가면서 원단 가격은 계속 올라가고 개별소비세는 14년째 20% 세율을 유지하고 있다”며 “그러다 보니 국내 제조업자들이 계속 문을 닫아 국내 모피산업 종사자 수가 2010년 1800명에서 2012년 1700명, 작년엔 1600명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주얼리산업 종사자 역시 2012년 기준 3만1861명으로 2002년 이후 10년 동안 21.4%나 감소했다. 주얼리 산업 중 제조업 종사자만 보면 10년 동안 36.7%의 인력이 빠져나갔다.

보석·귀금속 업계는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단계가 아니라 공장에서 출고할 때 개별소비세를 부과하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보석으로 출고된 제품을 재가공해 판매하는 주얼리 업계는 먼저 개별소비세를 내고 나중에 돌려받기 때문에 자금 부담이 생긴다는 것이다.

민지혜/추가영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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