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혜민 기자] 7월11일 금요일 비봉중학교(교장 이원섭)에서 브로이더베스트 정상훈 대표가 중학생들을 대상으로 진로교육을 펼쳤다. 한참 자신의 진로에 대해서 고민할 나이인 학생들은 기대감이 가득 찬 눈빛으로 그를 맞았다.
수많은 강연을 다녔지만 정 대표는 연신 물을 마시며 긴장된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알고 보니 어린 학생들 앞에서의 강의는 처음이었던 것. 하지만 강연이 시작되자 긴장하던 그의 모습은 온데 간데 사라지고 능수능란하게 강연을 이어 나갔다. 그의 강의는 일방적으로 자신의 이야기만 하는 강의가 아닌 아이들과 함께하는 대화의 시간이었다.
오후 1시부터 2회에 걸쳐 진행된 강의에 참여한 학생들은 정 대표의 말에 귀를 기울이며 흥미를 보였다. 정상훈 대표는 그의 인생을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45분이라는 시간 안에 고스란히 담았다.
정 대표의 어린 시절도 요즘의 교육 현실과 비슷했다. 초등학생 때에는 수영 선수를 꿈꿨고 중학생 때에는 농구 선수를 꿈꿨지만 고등학생이 되어서는 입시 전쟁에 파묻혀 진정한 꿈을 꿀 수가 없었다.
“지금도 마찬가지이겠지만 선생님들은 ‘네 꿈이 뭐니?’라는 질문보다는 ‘네 성적에 맞는 학교와 학과는 이러이러한데 이 중에서 무엇을 선택할래?’라는 질문을 하셨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참 슬프죠. 내가 좋아하는 일이, 열정을 가지고 심장을 뛰게 할 수 있는 일이 분명 있는데 사회는 그것이 아닌 다른 것을 강요하니까요”
뒤이어 “제가 어느 대학교를 나왔을까요?”라는 정대표의 질문에 학생들의 입에서는 서울에 있는 유명 대학교 이름들이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그는 의외의 대답을 내놓았다.
“저는 대학을 나오지 않았어요. 어머니가 아프신 후로 가정 형편이 어려워져 한 학기만 다니고 그만둬야 했으니까요. 그리고 저는 틀에 박힌 공부를 하지 않았어요. 제가 좋아하는 공부를 하기 시작했죠. 금융업계에서 일하기 위해 금융업에 관련된 자격증을 모조리 땄어요.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았죠”
대학 졸업장이 없는 그에게 금융업계로의 취업이란 하늘의 별 따기였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고 도전해 면접의 기회를 얻게 되었다. 그리고 그는 면접관에게 허를 찌르는 한 마디를 남겼다.
“달걀이 굴러가서 후라이팬 위에서 터지면 그냥 후라이가 됩니다. 하지만 굴러가는 달걀을 암탉이 품어주면 병아리가 되고 그 병아리는 나중에 닭이 되죠. 면접관님께서 저를 선택해서 품어주신다면 저는 이 회사에서 더 많은 알을 낳는 금쪽같은 암탉이 되겠습니다”
입사 후 정 대표는 죽을 만큼 열심히 일했다. 그리고 그는 스물여섯 살의 나이에 우리나라의 0.1% 안에 들어가는 정도의 연봉을 받게 되었다. 하지만 그는 당시 행복을 느끼지 못했다.
“그 당시 저는 맹목적으로 돈을 벌었던 것 같아요. 제 가슴을 뛰게 해주는 꿈을 꾸지 않고 그저 앞만 보고 달렸죠. 제가 예전부터 생각했던 제 꿈은 힘든 아이들을 돕는 재단을 만들어주는 것이었어요. 그것을 망각하고 살았으니 행복하지 않았던 거예요”
행복의 기준을 남이 아닌 자신의 눈높이에서 세운 후 세상은 달라졌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심장을 뛸 수 있게 하려고 브로이더베스트라는 회사를 세우고 진짜 꿈을 향해 한 발 한 발 내디뎠다.
강의 말미에는 학생들의 장기자랑이 펼쳐졌다. 이는 그냥 남은 10분을 떼우기 위한 시간이 아니었다. 정 대표는 수줍지만 용기를 낸 아이들에게 진심을 담아 칭찬했고 아이들은 지신이 잘하는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강의가 끝난 후 정 대표와 함께 그를 초청한 홍희수 진로교육담당 교사와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수학 교사였던 그는 진로교육을 담당하게 된 이후 정 대표와 또 한 번 특별한 인연을 맺게 됐다.
"정 대표는 제가 아이들에게 꼭 보여주고 싶었던 분입니다. 오직 자신에 대한 믿음, 노력 그리고 열정으로 자수성가하셨으니 그동안 얼마나 많은 경험을 쌓으셨겠어요. 아이들에게 정 대표의 경험과 소신을 간접적으로라도 전해줄 수 있어 정 대표한테 너무 고맙죠“
홍 교사는 점수나 입시 위주의 교육으로 가고 있는 현실 속에서 학생들이 진짜 자신이 누구인지 자신의 흥미가 무엇인지 제대로 알려줄 기회를 주고 싶었다. 그래서 학생들이 롤모델로 삼을 수 있을 만한 사람으로 정 대표를 떠올린 것.
홍 교사의 말에 정 대표는 “오늘 강의는 오히려 제가 더 배울 게 많았던 강의였다”며 “처음 꿈을 가졌던 때가 생각나 초심을 잃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오늘 강의를 들었던 학생들의 눈빛을, 지금 이 기분을 잊을 수 없을 것 같다”는 말을 덧붙였다.
(사진제공: 더베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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