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린 통화 줄여나가야" 의견 늘어
Fed내 비둘기파도 '가세'
[ 장진모 기자 ]
미국 중앙은행(Fed)에서 조기 금리 인상에 대한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이달 초 발표된 6월 실업률 지표(6.1%)가 논쟁을 촉발했다.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 총재는 지난 11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실업률이 연초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빠르게 목표치를 향해 가고 있다”며 “이는 예상보다 일찍 통화정책 정상화에 나설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실업률 하락은 구직을 포기한 사람이 늘어나 생긴 착시현상이 아니라 취업자 수가 증가한 데 따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윌리엄스 총재는 Fed의 통화정책 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대표적인 ‘비둘기파’로 꼽힌다. 그래서 그의 이런 발언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고 WSJ가 보도했다. 그동안 2015년 2분기 첫 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이라 예상해온 윌리엄스 총재는 이번엔 구체적 금리 인상 시기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최근 공개된 6월 말 FOMC 회의록에 따르면 FOMC 위원들은 실업률이 연말에 가서야 6.1%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고용시장이 예상보다 빠르게 개선되자 비둘기파 내에서도 조기 금리 인상 가능성을 제시하는 상황이다.
FOMC에서 중도파로 분류되는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 연방은행 총재도 이날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2015년 상반기까지 초저금리를 유지해야 한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지만 경제가 예상보다 더 강하게 회복되면 금리인상 시기를 조정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중에 풀린 유동성을 회수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가운데 ‘매파’로 분류되는 연방은행 총재들은 “시장에 조기 금리 인상 가능성을 경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 총재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경제가 FOMC의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되고 있지만 FOMC는 그에 맞게 대응하지 않고 있다”며 “2015년 1분기에 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방은행 총재는 “인플레이션은 향후 1~2년간 Fed 목표치인 2% 아래에 머무를 것”이라며 “경기부양책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최근 몇 주간 영국과 미국의 단기 국채금리 상승세와 관련, “Fed의 금리 인상 시기가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시장참여자의 기대감을 반영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마크 카니 영국 중앙은행(BoE) 총재가 최근 “첫 금리인상 시기는 시장 예상보다 앞당겨질 수 있다”고 발언한 이후 2년 만기 영국 국채금리가 2011년 여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상승했다. 2년만기 미 국채 금리도 이달 들어 지난해 9월 이후 처음 연 0.5%대를 넘어서기도 했다.
시장조사업체 캐피털이코노믹스의 폴 애시워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이 올 하반기 더욱 높아질 것”이라며 “내년 3월께 첫 금리 인상이 단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Fed가 진로를 바꾸면 시장에 큰 충격이 올 수 있다”며 “그러나 Fed는 점진적인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고 강조해왔다”고 덧붙였다.
워싱턴=장진모 특파원 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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