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오늘 전당대회를 열어 새 지도부를 구성한다. 국민 여론조사와 당원 선거인단 투표 결과는 예측불허라고 한다. 그러나 국민의 시선이 싸늘한 게 사실이다. 경선 과정부터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탓이다. 새 대표 자리를 놓고 소위 ‘빅2’라는 서청원·김무성 의원의 진흙탕싸움만 도드라졌다. 세(勢) 과시와 줄세우기, 살생부 논란, 막말 공세에다 벌써부터 차기 대권 운운하는 식이었다. 야당의 막장 공천파동 덕에 웰빙정당의 본색이 덜 부각됐을 뿐이다. 집권여당을 이끌 후보들이 악화일로인 경제와 냉혹한 한반도 정세에 고민하는 시늉조차 없으니 한심하기 짝이 없다.
새누리당은 아직도 위기인 줄 모르는 모양이다. 대통령이 지명한 총리 후보자를 청문회도 못 간 채 사퇴하게 만들어 전통 지지층마저 균열 조짐이 뚜렷하다. 더 이상 신뢰·원칙·법치 등의 보수가치를 대변하는 정당으로 보지 않기 때문이다. 여당의 위기이자 정권의 위기다. 이런 와중에 전당대회를 열면서도 당을 쇄신하고 새 출발 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혁신하겠다는 진정성이 없으니 급조한 혁신위원회도 선거용 이벤트로 비쳐지는 것이다.
지금 대한민국이 처한 환경은 엄혹하기 짝이 없다. 극도의 경기부진 속에 환율 쇼크까지 겹쳐 삼성전자 등 간판기업들마저 고전 중이다. 내후년이면 생산가능인구가 줄고, 4년 뒤엔 65세 이상 고령자가 14%를 넘는 고령사회에 진입한다. 갈수록 성장잠재력이 떨어지고 경제활력은 약화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세월호를 교훈삼아 국가혁신을 이뤄야 하고, 대외적으론 미국과 중국 틈바구니에서 생존전략을 절실히 만들어야 할 때다. 그럼에도 집권여당이 국가적 난제들의 해법과 비전 제시는커녕 정치 혐오증만 부채질하고 있다.
오늘 전당대회에서 누가 당 대표로 선출되든 달라질 게 없다. 새누리당이 7·30 재·보선에서 과반수를 유지한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새 대표가 이끄는 새누리당은 경제위기와 국가의 명운을 걱정하는 국민들의 목소리를 귀담아들어야 한다. 경제 살리기에 올인하는 모습을 보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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