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투데이 - 이수영 코오롱워터앤에너지 대표
t당 300원 단가 하수처리에서 t당 3만원 고부가 水처리로
[ 강현우 기자 ]
“코오롱의 기술과 아커솔루션의 경험을 더해 3년 내에 국내 석유·가스플랜트 정제 시장 점유율 10%를 달성하겠습니다.”
이수영 코오롱워터앤에너지 대표는 8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코오롱워터앤에너지·아커솔루션 합작법인 협약식’에서 이 같은 목표를 제시했다. 이 대표는 2012년 11월 코오롱그룹 최초의 여성 최고경영자(CEO)로 발탁됐으며 그룹의 신성장동력인 수(水)처리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아커의 수주 경력 적극 활용”
코오롱워터앤에너지는 전국에 650여개 하수처리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는 수처리·환경관리 전문업체다. 코오롱그룹은 2010년 고부가가치 수처리 사업인 석유·가스플랜트 정제시스템업체 코오롱프로세스시스템을 설립했다.
이 대표는 “석유·가스플랜트에서 뽑아내는 원유에는 물, 가스, 석유가 섞여 있어서 정제 과정이 필수”라며 “정제 시설에 이상이 생기면 플랜트 전체가 멈춰야 하기 때문에 높은 기술력과 안정성이 요구되는 분야”라고 설명했다. 일반 하수처리 단가는 t당 300원 수준이지만 석유·가스 정제는 t당 3만원에 이른다.
이 대표는 “국내 3대 조선업체와 5대 건설사가 연간 70조원 규모의 석유·가스플랜트를 수주하지만 그중 2조~3조원을 차지하는 정제시스템은 아커나 카메론 같은 북미·유럽 업체들이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다”며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만큼이나 트랙 레코드(업력)가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코오롱그룹은 이 사업에 본격 진출하기 위해 노르웨이 아커솔루션을 파트너로 맞이했다. 기존 코오롱프로세스시스템에 아커의 투자를 유치해 지분 50%씩을 갖는 합작법인을 만드는 것이다. 1841년 설립된 아커솔루션은 석유·가스플랜트 정제와 유전 관리 등 플랜트 엔지니어링 전문 기업이다.
이 대표는 “합작법인은 아커의 업력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코오롱의 기술과 가격 경쟁력을 더해 빠르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오롱프로세스시스템은 독자 기술로 개발한 정제 시스템으로 작년 매출 171억원, 영업익 3억여원을 거두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날 이 대표와 협약을 체결한 데이비드 메를 아커솔루션 사장은 “이번 합작법인 설립은 세계 석유·가스 플랜트 수주를 대부분 따내고 있는 한국 조선·건설업계로의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이웅열 회장 ‘책임 경영’ 의지
코오롱프로세스시스템은 현재 코오롱워터앤솔루션이 51%, 투자회사 더블유파트너스가 49%를 보유하고 있다. 더블유파트너스는 이웅열 코오롱 회장이 100% 갖고 있다.
아커의 투자를 유치한 뒤에는 이 회장이 합작법인의 지분 24.5%를 갖는다. 코오롱 관계자는 “회장의 지분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수처리 사업에 관심을 갖고 책임 경영을 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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