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실적 전망은
애플 신형 아이폰6와 '대화면 경쟁'이 변수
[ 박영태 기자 ]
‘일시적 부진이냐, 아니냐.’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2년 만에 7조원대 초반으로 내려앉은 가운데 향후 실적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환율 요인 외에 2분기 부진의 주요 원인인 스마트폰 마케팅 비용을 보는 시각 차이 때문이다.
중·저가폰 재고를 털어내는 데 들어간 2분기의 대규모 마케팅비를 일시적 현상으로 보는 시각과 곧 나올 애플의 신형 아이폰 등에 맞서고 시장을 지키기 위해선 3분기 이후에도 마케팅비 부담이 상당할 수 있다는 지적이 맞서는 분위기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이날 잠정실적과 함께 설명자료를 내고 “3분기에는 예년 수준의 실적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정적 영향을 끼쳤던 △원화 가치 상승이 3분기에는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되고 △스마트폰 재고를 줄이기 위한 마케팅비 발생은 미미할 것이며 △신제품 출시에 따른 판매 증가 등이 예상된다는 게 이유다.
삼성전자는 “2분기 실적 악화는 구조적인 문제가 아닌 일시적 현상”이라고 거듭 강조하며 “대화면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웨어러블 기기 등을 통해 실적 반등을 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저가 스마트폰 판매 부진을 다양한 태블릿PC와 웨어러블 기기 등으로 만회하겠다는 전략이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3분기는 계절적으로 성수기에 해당하는 데다 태블릿 신제품 출시 등으로 IM(IT&모바일) 부문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이전처럼 놀랄 만한 실적을 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없지 않다. 2013년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의 67%인 24조9400억원을 벌어들였던 IM 부문이 과거와 같은 성과를 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지난 몇 년간 애플 외에는 이렇다 할 경쟁자가 없었으나, 최근 중·저가폰에서 중국 업체가 급성장하고 LG전자와 일본 소니 등도 고가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 ‘짝퉁 애플’로 불리는 샤오미는 지난 1분기에 중국 시장 점유율 11%로 애플(10%)을 제쳤고 삼성(18%)과 레노버(12%)도 바짝 위협하고 있다.
또 애플의 전략 변화도 변수다. 애플이 3분기에 내놓는 신형 아이폰6는 기존의 4인치가 아닌 4.7인치, 5.5인치 등 큰 화면을 갖추고 있다. 그동안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로 독주하던 대화면 스마트폰 시장을 잠식할 수 있다는 얘기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전략폰 ‘갤럭시 노트4’를 내세워 대응한다는 방침이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아이폰6에 대한 대기 수요자가 적지 않아 한동안 어려운 싸움을 벌여야 할 수 있다.
도현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3분기 IM 부문 영업이익은 5조600억원으로 2분기 대비 13%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큰 폭의 실적 개선은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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