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어닝 쇼크…전자 계열사에 '불똥'
삼성디스플레이·SDI·전기, 새 수익원 찾기 분주
비용절감·프로세스개혁 등 내부혁신 주목
[ 김현석 기자 ] 삼성전자가 ‘어닝 쇼크’에 빠지면서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기 등 다른 전자 계열사에도 위기감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납품 비중과 매출 등에서 삼성전자 의존도가 매우 높은 상황에서 ‘갤럭시S5’ 등 스마트폰 판매가 예상에 미치지 못하자 그 파장이 경영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될 수밖에 없어서다. 이에 따라 이들은 신사업 발굴과 신규 매출처 개척뿐 아니라 비용절감, 프로세스 개선 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당장 뾰족수가 없어 비상이 걸렸다.
○전자 계열사의 잇단 실적 부진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SDI는 지난 1분기 각각 800억원과 390억원의 영업 적자를 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적자 전환을 했고, 삼성SDI는 2분기째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삼성전기는 작년 4분기 적자(356억원)에서 흑자 전환을 했으나 흑자폭은 151억원으로 시장 예상에 크게 못 미쳤다.
이들의 실적 악화는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판매 부진에 따른 것이다. 갤럭시S4가 당초 예상보다 덜 팔린 탓에 작년 4분기부터 재고 부담이 커졌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갤럭시S 시리즈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공급하고 있고, 삼성전기는 카메라모듈과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등을, 삼성SDI는 배터리를 납품하고 있다.
여기에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중국 업체들의 ‘묻지마식’ 증산 등으로 디스플레이 패널 가격이 하락한 영향을 받았고, 삼성전기와 삼성SDI는 엔저에 힘입어 가격을 낮춘 일본 경쟁사들에 맞서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판매가를 내려야했다.
이들 계열사의 부진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엔저가 지속되고 있고, 지난 4월 출시된 갤럭시S5의 판매가 당초 예상에 미치지 못하고 있어서다. 2분기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판매량은 7000만대 중반으로 1분기보다 20%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게다가 삼성전자가 고사양 경쟁을 지양하면서 갤럭시S5엔 부가가치가 높은 고가 부품이 많이 들어가지 않는다.
○내부혁신하며 새 수익원 찾는다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기의 최고경영자(CEO)들은 이 때문에 맏형 삼성전자에 대한 의존을 낮출 수 있는 새로운 고객사 발굴과 신규 수익원 찾기에 분주하다.
최치준 삼성전기 사장은 MLCC 외에 파워인덕터, 전자가격표시기(ESL)를 차세대 전략 상품으로 정하고 육성하고 있다. 박상진 삼성SDI 사장은 배터리 판매처를 스마트폰에서 전기차와 전기자전거 등으로 다변화하는 한편 신제품인 에너지저장장치(ESS)에서도 활로를 찾으려 뛰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도 중국 고객사 발굴에 열중하고 있다.
문제는 단기간에 새 수익원을 발굴하기가 쉽지 않다는 데 있다. 또 실적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인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판매가 확 늘어날 가능성도 크지 않다. 이들 기업의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이 최근 들어 부쩍 비용 절감과 업무 프로세스 개선 등 내부 혁신에 집중하는 배경이다. 경영지원실장으로 불리는 삼성의 CFO가 재무뿐 아니라 인사, 기획, 관리, 총무, 홍보까지 도맡고 있다.
이들 3사의 CFO들은 공교롭게도 최근 1, 2년 새 새로 임명된 ‘새내기’들로, 어떻게 내부 혁신을 이뤄내 위기를 넘어설지 주목된다. 2011년 말 삼성 전자계열사의 전략을 총괄하던 이상훈 미래전략실 전략1팀장이 삼성전자 CFO로 내려온 뒤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기 CFO도 도미노식으로 교체됐다.
2012년 말 삼성SDI에선 김영식 부사장이 CFO를 맡았고, 작년 말 삼성디스플레이엔 삼성전자 유럽총괄에서 경영지원팀장을 맡았던 최성호 부사장이 부임했다. 삼성전기에선 권영노 전무가 신규 선임됐다.
전문 분야는 각각 다르다. 김영식 부사장은 그룹 비서실 출신으로 한때 이건희 삼성 회장을 보좌했고, 권영노 전무는 그룹 경영진단팀에서 일한 감사통이다. 최성호 부사장은 삼성전자 생활가전·TV 사업에서 잔뼈가 굵은 재무통이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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