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6월30일(08:39)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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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펀드가 LG실트론 지분 인수 당시 빌렸던 자금의 상환을 미룰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보고펀드로서는 초유의 사모펀드(PEF)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황을 모면할 가능성이 커졌다.
3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보고펀드의 LG실트론 인수용 특수목적회사(SPC)에 2250억원을 빌려줬던 채권단은 다음달 예정된 만기를 6개월 연장해주는 안에 대해 보고펀드와 협상에 착수했다. 채권단은 우리은행, 하나은행, 농협 등으로 구성됐다.
앞서 보고펀드는 2007년 동부그룹이 보유중이던 LG실트론 지분 30%를 4246억원에 사들였다. 당시 인수자금 중 2250억원을 대출로 조달했고, 지난해 7월 상환 시기가 돌아오자 재융자(리파이낸싱)를 통해 만기를 1년 늘렸다. 이번에 만기가 다시 돌아오게 됐지만 보고펀드는 상환자금은 물론 지난달 이후 이자비용도 마련하지 못했고 SPC는 부도위기에 놓이게 됐다. 보고펀드는 이자비용 충당 등을 위해 LG실트론 지분 일부를 LG에 되파는 방안도 협의했지만 이마저도 불발에 그쳤다. 이에 따라 보고펀드는 담보권을 행사당할 위기에 처하게 됐는데, 이번에 채권단이 상환 기한 연장안을 수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이다.
‘추가 연장은 없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이던 채권단이 마음을 돌리게 된 이유는 당장 LG실트론 지분을 강제로 처분해봐야 인수자를 구하기 어렵고 제값을 받기도 불투명하다는 판단 때문으로 해석된다. LG실트론은 실리콘 웨이퍼 시장 침체로 2011년 954억원이던 순이익이 이듬해 187억원으로 줄었고, 지난해에는 1663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이 때문에 재작년에는 당초 계획했던 상장의 꿈을 접어야 했다. 당장 실적이 회복될 가능성이 적다보니 지분 인수 희망자를 찾기도 쉽지 않다. 채권단은 LG실트론이 지난해 부실 사업부문이었던 태양광 사업을 접는 등 기업 개선작업에 노력함에 따라 향후 턴어라운드 가능성을 보고 연장을 검토한다는게 IB업계의 설명이다.
하지만 만기 연장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채권단이 보고펀드측에 그에 상응하는 요구를 내세우고 있어서다. 우선 그동안의 밀린 이자와 원금 일부 등을 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서 보고펀드는 최근 매각한 아이리버의 매각 대금을 써야 할 가능성이 높다. LG실트론과 아이리버는 동일한 펀드에서 투자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경우 회수한 자금을 이자 비용 납부에 사용하는 것에 대해 펀드 출자자(LP)들이 반발할 가능성이 높다. 보고펀드로서는 LP들 까지 설득해야 할 상황이다.
앞서 보고펀드와 같은 시기에 LG실트론 지분 19%를 사들였던 KTB PE는 이미 지난 27일 6개월간의 만기 연장에 성공했다. KTB P는 이자 낸 돈을 자신들이 펀드에 출자한 자금을 가지고 우선(후순위) 충당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개별 LP들에게 일일히 동의를 구한 바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LP들이 보고펀드에게도 KTB PE에 준하는 수준의 자기 희생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고경봉/좌동욱 기자 kg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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