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송희 기자] 어느새 고요해졌다. SNS가 북적북적하고, 소란스러운 만남의 장이었다면 블로그는 조용한 독백의 장소 같다.
이효리는 북새통을 이루는 SNS를 떠나 블로그에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으로 전해지던 짧은 근황들은 어느새 그들의 진심이 담긴 고백들로 바뀌기 시작했다. 왜 그는 블로그로 떠나게 된 것일까?
지난 달 11일. 이효리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모순’이라는 제목의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동물은 먹지 않지만 바다 고기는 좋아해요. 개는 사랑하지만 가죽 구두를 신죠”라고 운을 뗀 뒤 “우유는 마시지 않지만 아이스크림은 좋아해요. 반딧불이는 아름답지만 모기는 잡아 죽여요. 숲을 사랑하지만 집을 지어요. 돼지고기는 먹지 않지만 고사 때 돼지머리 앞에선 절을 하죠…”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효리는 “유명하지만 조용히 살고 싶고 조용히 살지만 잊히긴 싫죠…. 소박하지만 부유하고 부유하지만 다를 것도 없네요. 모순덩어리 제 삶을 고백합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이효리가 꺼내놓은 진심은 많은 이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이제껏 스타들이 보여준 소통과는 다른 방식을 취하고 있던 것이다. 그는 오해의 소지가 많은 짧은 문장들을, 블로그를 통해 더욱 자세하고 진솔하게 표현하기 시작했다.
이효리의 블로그 행은 그의 행보와도 닮아있다. 연예계를 뒤로하고 제주도로 떠나 소박한 삶을 살고 있는 것처럼. 시끌벅적하고 화려했던 SNS를 떠나 블로그에 단단한 집을 지어놓은 셈이다.
그는 자신의 ‘소길댁’이라고 칭하며 그날의 날씨, 저녁 메뉴, 제주도의 풍경, 이웃들의 표정을 전달한다. 이는 마치 이효리의 시선 같다. 여유롭게 돌아볼 줄 아는 시선과 사진, 글들은 네티즌들에게 하나의 ‘힐링’을 선물하는 셈이다.
이에 네티즌들은 “솔직해서 좋네요” “지금 제가 하고 있는 고민과도 닮았어요. 이런 진솔한 이야기들 정말 좋아요” “블로그를 통해 들여다 본 삶이 너무 예쁘고 아름다워요. 응원합니다”라며 댓글을 남기고 있다.
이효리는 4일 방송된
SBS 파워FM ‘두시탈출 컬투쇼’에서 “원래는 사진도 찍고, 글도 쓰면서 일기처럼 사용하고 싶었던 블로그”라며 개설 이유를 밝혔다.
이어 “방문자 수가 많아지고 이웃도 많아지니 이젠 강박관념이 생긴다”며 “무슨 일이 있으면 사진부터 찍는다. 밥 먹을 때도 기다리라고 한 뒤 사진을 찍고 먹는다. 생활이 점점 가식적으로 변하고 글도 손발이 오그라들게 올리고 있다”고 털어놓기도 한다.
많은 스타들이 SNS를 떠나 블로그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앞서 신화 김동완, 배우 황정음, 가수 아이비 등 많은 스타들이 블로그를 운영하며 자신의 이야기 및 취미들을 공유하곤 했다.
여기에 이효리를 비롯한 김희절, 박지윤, 정준영 등 많은 스타들이 가세하며 점차 페이스북, 트위터가 아닌 블로그가 인기를 모으는 추세다.
왜 스타들은 블로그로 떠나는 걸까? 그것은 일종의 공간 확장이라고 볼 수 있다. 그동안 너무 쉽게 ‘전송’되었던 말들은 그만큼 쉽게 오해와 갈등을 불러일으켰다. 많은 소통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던 것이다. 때문에 스타들 역시 조금 더 가깝고 진솔하게, 그리고 신중하게 자신의 마음이 전달되기를 바라는 것이 아닐까. (사진출처: 이효리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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