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D 이익전망치 40%↓
주가는 오히려 20%↑
한전·농심·현대모비스
전망치 상향에도 주가 하락
박스권 돌파 기대 줄고
애널 신뢰 낮아져 '따로따로'
[ 강지연 기자 ]
애널리스트들이 내놓은 이익 전망치의 신뢰도가 낮아지면서 실적 전망과 주가가 따로 노는 종목이 늘고 있다. 지난해보다 이익이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은 주가가 하락하는 반면 기대치가 낮은 종목의 주가는 오르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3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국전력의 2분기 영업이익은 47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추정치는 지난 5월 말 4016억원에서 한 달여 만에 17% 상향 조정됐다. 하지만 같은 기간 주가는 3.3% 하락했다.
농심의 영업이익도 20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 늘어난 것으로 예상되지만, 지난달 이후 주가는 31만500원에서 29만1000원으로 6% 넘게 빠졌다. 현대모비스와 한국가스공사, 강원랜드, 한국타이어, 한국항공우주 등도 사정이 비슷하다. 이들 종목은 전년 동기 대비 이익 증가폭이 크고, 지난달 이후 이익 추정치가 꾸준히 상향 조정되고 있지만 주가는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반대 종목도 있다. LG디스플레이 KT 롯데칠성 등은 실적이 부진할 것이란 전망에도 주가가 연일 뜀박질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5월 말 2373억원이었던 영업이익 전망치가 이달 들어 1893억원까지 내려앉았다. 전년 동기 대비 40% 가까이 줄어든 규모다. 주가는 5월 말 이후 오히려 20% 올랐다.
적자폭이 7168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KT도 주가는 반등하고 있다. LG화학을 비롯한 화학주와 SK이노베이션 에쓰오일 GS 등 최근 주가가 오름세를 타고 있는 정유주들도 실적에 대한 눈높이는 점점 낮아지고 있다.
증시가 박스권에 갇혀 있어 순환매에 대한 기대가 낮고, 지난 2년간 이익 추정치의 정확도가 떨어진 탓에 실적 전망이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강도가 약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서동필 IBK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투자심리 위축으로 과거와 달리 단순히 기대만으로 주가가 움직이기보다 실적 발표 이후 주가가 움직이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다만 장기간 실적이 안 좋았던 정유 화학 등은 더 이상 나빠질 게 없다는 바닥 심리가 주가에 반영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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