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관이 사라진 기업의 위험한 모습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리더십 필요
김해련 < 송원그룹 회장 kimceo@swgrp.co.kr >
닷컴 버블 붕괴, 리먼브러더스 파산 등 미국발 금융위기는 종종 세계적인 경제 위기로 이어졌다. 그때마다 지적된 게 월가의 가치관 붕괴다. 미국 금융 산업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을 버는 것 외에 제대로 된 문화를 갖추지 못했다. 일부 경영진은 조직이 위험에 처했을 때 직원과 고객을 살리려는 의지보다는 본인들의 실리만을 추구하며 회사의 파산을 앞당기고 결과적으로 세계 각국으로 피해를 떠넘겼다.
가치관 경영이란 무엇일까. 영혼을 가진 기업이란 무엇일까. 무엇을 위해 이익을 창출하는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지 경영 목적이 분명한 기업을 말한다. 사주가 불법적으로 개인의 사리사욕을 챙기면서 가치관 경영이라고 말만 번지르르하게 해서는 기업 문화가 바뀔 수 없다. 마케팅의 대가 필립 코틀러는 베스트셀러 ‘마켓 3.0’에서 “이제는 제대로 된 영혼을 가진 기업,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고 기업 관계자(주주, 고객, 직원, 거래처)들과 공생하는 기업이 성공한다”고 했다.
국가와 민족을 위해,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기업 관계자가 함께 발전하는 데 기업 경영의 초점을 맞추고 최선을 다한다면 그리고 이런 경영관이 모든 관련자에게 정확히 전파되고 우선시된다면 가치관 경영은 비로소 실현될 수 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기업을 경영하는 경영자나 주식을 갖고 있는 대주주들의 솔선수범이다.
필자는 최근 창업자인 아버지가 40년 동안 경영하던 회사를 승계했다. 많은 사람이 우리 그룹의 핵심역량이 무엇인지를 질문하면 필자는 주저 없이 창업자인 아버지가 40년 동안 스스로 모범을 보이며 실행해 온 송원의 ‘영혼이 있는 기업문화’라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무엇이 앞으로 가장 걱정이 되는지 질문하면 “아버지가 솔선수범해서 만들어 온 송원의 기업 문화를 계속 지켜나갈 수 있을지 가장 걱정된다”고 솔직히 답한다.
가장 쉽고도 가장 어려운 솔선수범 리더십. 모든 관계자과 공생하려는 의지를 갖고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리더십.
아직은 지켜나갈 자신이 있다. 그러나 아버지처럼 초지일관으로, 평생을 말보다 행동으로 지킬 수 있으려면 앞으로 끝없는 노력과 성찰을 계속해야 할 것 같다.
김해련 < 송원그룹 회장 kimceo@swgrp.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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