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리포트
에어컨과 생산공정·부품 비슷
1분에 5대씩 만들어 전세계로
[ 김민성 기자 ] 지난 18일 찾은 LG전자 창원2공장의 에어컨·제습기 생산라인은 쉴 틈 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주거용 에어컨(RAC) 사업을 맡고 있는 오정원 상무는 “더위와 장마가 예년보다 일찍 찾아오면서 제습기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며 “요즘엔 주말도 없이 24시간 완전가동되고 있다”고 전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제습기는 에어컨을 보완하는 수준에 그쳤으나 최근에는 여름철의 대표 가전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LG전자의 가전 족보로 따지면 제습기는 에어컨의 자식 같은 존재다. 기술력뿐만 아니라 ‘휘센’ 브랜드까지 그대로 이어받았기 때문이다.
휘센은 창원2공장을 에어컨·에너지솔루션(AE)사업의 본산으로 키운 효자 브랜드다. 14년 전인 2000년 회오리바람을 그대로 전달할 만큼 시원하다는 뜻에서 탄생한 브랜드다.
LG 휘센은 2004년 세계 최초로 에어컨 연간 판매량 1000만대를 돌파했다. 출시 9년 만인 2008년엔 누적 1억대 판매를 기록했다. 역시 업계 최초였다. 7년 연속 세계 에어컨 판매 1위 금자탑도 쌓았다.
이 같은 창원2공장의 차세대 주자는 바로 제습기다. 이곳엔 에어컨과 제습기 생산라인이 나란히 자리잡고 있다. 두 제품을 같은 공장에서 만드는 이유는 생산 공정과 부품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에어컨의 용접 진공, 밀봉, 냉매 주입 등 주요 공정은 제습기에도 쓰인다. 온도와 습도를 조절하는 가전의 심장격인 압축 컴프레서도 두 제품에 똑같이 들어간다. 에어컨의 저소음 인버터 기술도 제습기에 적용했다. 과거 정속형 제습기와 달리 컴프레서가 주변 환경에 따라 스스로 출력을 조절한다.
전 세계에 판매되는 LG 제습기는 2공장에서 전량 생산된다. 700여개 에어컨·제습기 모델을 생산하는 2공장의 생산라인은 모두 10개. 이 중 3개가 제습기 라인으로, 제습기 주력 제품인 ‘휘센 칼라하리’도 이곳에서 만든다. 1등급 에너지 효율에 가동 소음이 작은 칼라하리는 4월 이후 판매가 월평균 400% 이상 늘어날 정도로 인기다. 현재 LG전자 제습기 판매량의 70%를 차지하는 대표선수가 됐다. 휘센 이름을 물려받은 제습기는 올해 1000만대 이상 팔렸다. 1년 새 두 배 성장했다.
오 상무는 “제습기는 실내기와 실외기가 한 데 집약된 데다 크기도 작아 에어컨보다 제조 공정이 까다롭다”고 했다. 그래서 숙련공 58명이 조립부터 품질 검증까지 50개 공정을 꼼꼼히 관리한다. 1분에 5대 꼴로 만들고 있다. ‘명품’ 제습기로 인정받기 위해 뒷마무리도 꼼꼼히 챙긴다. 오 상무는 “조립 나사가 드러나지 않게 외관을 마무리한다”며 “주 구매층인 여성 소비자가 성능만큼이나 세련미를 중시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창원공장 곳곳에는 ‘제대로 만들자(Do it right)’는 구호가 걸려 있었다. ‘품질 경영’을 핵심 경쟁력으로 꼽고 있기 때문이다. 오 상무는 “품질로 고객 신뢰를 쌓자는 게 핵심 가치”라며 “생산 단가가 상승하더라도 디테일을 꼼꼼히 챙기고 있다”고 말했다.
창원=김민성 한경닷컴 기자 me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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