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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에세이] 패러다임 변화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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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핵심은 무엇보다도 사람
존경과 배려 있어야 혁신 가능해

김경덕 < 델코리아 사장 kyeongdeog_kim@dell.com >



한국 기업과 25년 동안 비즈니스를 오래 해 왔다. 그러다 보니 각 기업이 갖고 있는 가치관, 조직문화, 비즈니스 관행 등에 대해 나름 알게 되고 또 변화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특히 다른 선진국을 뛰어넘은 정보통신 인프라는 상전벽해 수준이다. 모바일 폰을 이용한 회사 업무 지원에 대한 과감한 투자, 실시간 정보에 기반한 신속한 의사결정을 위한 전사적자원관리(ERP)시스템 그리고 제품수명관리(PLM)시스템은 그 한 예다. 기업의 규모 등 외형적 성장도 정말 놀랍다.

하지만 다른 면도 있다. 그 어렵다는 대기업에 입사한 신입사원들의 1년 내 퇴사율이 평균 25%에 육박한다고 한다. 복도, 엘리베이터 할 것 없이 직원들의 창의력과 혁신을 위해 붙여놓은 문구나 사진들을 보고 씁쓸해하는 직원들을 볼 때면 아직도 한국 기업은 내적으로 많은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창의, 혁신을 외치지만 실제로는 아니라는 것이다. 기업의 핵심은 생산, 연구를 위한 설비나 토지·건물이 아니라 바로 사람이다. 대량생산에 익숙해져 있는 한국 기업은 사람에 대한 투자나 고려가 상대적으로 약한 것이 사실이다. 얼마 전 글로벌 회사 중역을 만나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다. 높아진 한국 기업의 위상에도 불구하고 우수한 외국인 인재들이 한국 기업에서 일하기를 꺼리는 이유 중 가장 큰 것은, 상명하달(top-down)의 터프한 경영방식과 사람에 대한 존경과 배려가 부족한 문화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견이 있을 수 있지만 그렇게 생각하는 외국인들이 있다는 것이 현실이다.

미 MIT 미디어랩 소장 조이 이토가 소개한 ‘미디어랩이 추구하는 9가지 원칙’에서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을 일부 얻었다. 미디어랩은 ‘인간을 위한 기술’이란 비전 아래 미디어, 예술, 과학 융합연구를 하는 MIT 내 조직이다. 원칙은 다음과 같다. ‘팀을 구성할 때 위에서 결정해 강제하지 말고 그 팀에서 필요한 인력을 각 부서로부터 당긴다’ ‘위험을 감수하면서 새로운 사업이나 아이디어를 추구한다’ ‘지도에 정해진 장소를 가는 게 아니라 방향성이 정해지면 스스로 목적지를 만든다’ 등이다.

물론 이 원칙들을 모든 조직에 적용하기는 불가능하다. 그러나 혁신과 창의적 인재가 필요한 조직은 운영 원칙에 대한 패러다임을 바꾸는 데 미디어랩의 원칙이 좋은 참고가 될 것이다.

김경덕 < 델코리아 사장 kyeongdeog_kim@del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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