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앤컴퍼니 한진해운 벌크선 사업부 인수 일정 차질, 인수 비용 증가
IMM은 현대상선 LNG사업부 인수 내달초 마무리…인수자금 1000억 깎아
토종 사모펀드(IMM) vs 사모펀드 엄친아(한앤컴퍼니) 실적 대결로도 업계 관심
이 기사는 05월29일(14:01)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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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PEF) 업계 ‘엄친아’ 한앤컴퍼니가 사실상 전공분야라 할 수 있는 ‘해운업종’ 투자에서 고전하고 있다. 토종 사모펀드인 IMM 컨소시엄이 해운업 투자에서 맹활약하는 것과 대조적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진해운의 벌크 전용 사업부 매각은 7월초로 미뤄졌다. 당초 4월초로 예정됐던 게 내달초로 미뤄진 후 다시 7월로 연기됐다. 지난해 12월말 한앤컴퍼니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후 반년 이상 시간을 끌고 있는 셈이다. 한앤컴퍼니 관계자는 “운송 계약을 체결한 다양한 화주들로부터 매각 동의를 받는 데 당초 예상보다 시간이 더 걸리고 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한진해운의 구조조정이 일단락됐다고 판단했던 금융당국과 산업은행 등 채권은행들은 최근 들어 사업부 매각이 자칫 좌초되지 않을까 진행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앞서 동부그룹도 알짜계열사 동부익스프레스를 매각하려다, PEF 운용사(KTB PE)가 인수 자금을 제대로 구하지 못해 ‘곤욕’을 치렀기 때문이다.
IB업계는 한앤컴퍼니의 당초 인수 전략이 틀어지면서 인수 시점이 지연될 뿐 아니라 인수 비용도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앤컴퍼니는 인수자금 일부를 국민연금 등 국내 재무적 투자자(FI)로터 유치한다는 계획이 도중에 틀어지자 해외 공동투자자와 국내 금융권 자금(인수금융)을 급하게 끌어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만기 5년 인수금융 금리는 연 6.5%까지 치솟았다. 실제로 투입할 자금 규모도 늘었다. 주식 인수자금 3100억원에 추가 증자 및 운영자금 2500억원 등 총 5600억원 투자를 계획했다. 작년말엔 4000억원으로 발표했었다.
한앤컴퍼니가 예상과 달리 고전하는 모습을 지켜본 매각 관계자들이 놀라는 눈치다. 한앤컴퍼니는 이미 대한해운과 STX팬오션 인수를 심도있게 검토한 경험이 있어, 국내외 해운산업에 대한 이해가 높다. 특히 경쟁사인 IMM컨소시엄이 해운업계의 유사한 투자를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어 비교대상이 되고 있다.
현대상선의 LNG 운송사업부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IMM은 다음달 초중순 매각을 마무리지을 예정이다. 지난 2월12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지 4개월만이다. 한앤컴퍼니보다 늦게 시작했지만 진행 속도가 훨씬 빠르다. 인수 조건도 상대적으로 좋다. IMM이 인수할 대상은 LNG 사업부 자본(에쿼티) 5000억원과 부채 4700억원 등 총 9700억원이다. 지난 2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때보다 1000억원 가량 깎았다. 인수금융이 전체의 절반정도인데 만기 7년에 금리는 4.8%에 불과하다. 한앤컴퍼니와 달리 재무적투자자(FI)도 유치했다. 새마을금고가 상환전환우선주(RCPS)와 같은 메자닌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앤컴퍼니와 IMM은 상이한 백그라운드를 갖고 있다. 한상원 한앤컴퍼니 대표는 예일대, 하버드 경영대학원(MBA), 모간스탠리 PE 한국대표 및 아시아총괄 최고투자책임자(CIO) 등 PEF 업계 엘리트 코스를 밟은 후 자신의 이름을 딴 운용사를 차렸다.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 사위로 국내 인맥도 상당히 넓다.
반면 IMM PE의 송인준, 장동우 대표와 IMM인베스트먼트의 지성배 대표는 모두 국내대학 출신에 회계사로 사회에 첫발을 내딛었다. 2000년초 구조조정전문회사(CRC)에서 PEF와 벤처투자로 영역을 확대, '한국형' PEF 운용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불과 2년만 하더라도 두 회사는 서로 경쟁할 일이 없었다. 과거 소수 지분 투자에 집중했던 IMM PE가 바이아웃(경영권 매매) 시장에 뛰어들면서 지금과 같은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 한앤컴퍼니는 올해초 현대상선 LNG 운송사업부 매각 입찰에도 참여했었다. 대형 PEF의 한 관계자는 “투자-경영-회수로 이어지는 PEF의 첫단계에서 우열을 논하는 건 섣부르다”며 “글로벌 선진 PEF와 순수 토종 PEF를 대표하는 운용사간 경쟁 결과가 최종적으로 어떻게 나올지 IB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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