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451.13

  • 4.78
  • 0.19%
코스닥

676.40

  • 1.79
  • 0.26%
1/3

'OLED 개척자' LG디스플레이…시장선도 신화 새로 쓴다

페이스북 노출 0

핀(구독)!


글자 크기 설정

번역-

G언어 선택

  • 한국어
  • 영어
  • 일본어
  • 중국어(간체)
  • 중국어(번체)
  • 베트남어
Cover Story - LG디스플레이

LG그룹 자존심 걸고 수조원 투자
세계 최초·최대 OLED 잇단 출시

"남들이 안 가는 길 간다"…액정분자 수평이동 기술 개발
깐깐한 애플도 기술력 인정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시장 확대
벤츠·도요타·현대차 등 고객 확보



[ 박영태 기자 ]
2012년 11월 LG디스플레이의 경기 파주공장 M1라인에서 환호성이 울렸다. 숱한 난관을 헤치며 10년 넘게 기술개발에 매달려온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용 디스플레이 패널 생산이 막 시작된 순간이었다. LG그룹 차원의 미래 먹거리로 수조원을 쏟아부은 만큼 세계 최초 타이틀을 확보한 대형 OLED 패널 양산의 의미는 컸다.

LG디스플레이의 출발은 사실 삼성보다 2년 늦었다. LG전자의 전신인 금성사의 조그만 연구소에서 8년간 개발에 매달린 끝에 1995년 8월 대형 액정표시장치(LCD) 양산에 성공했다. 이후 줄곧 삼성생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세계 시장을 주도해왔다. 1999년 네덜란드 필립스와 합작한 LG필립스LCD가 출범한 뒤부터는 날개를 달았다. 2000년대 들어 생산량이 급격하게 늘면서 대형 LCD 누적 산량이 13억장을 돌파했다. LCD 생산을 시작한 지 18년 만의 일이다.

지난 4월 말 기준으로 생산량은 13억295만7000장이다. 면적으로 환산하면 1억9000만㎡에 육박한다. 서울 여의도 넓이(835만㎡)의 22배가 넘고 서울시 면적의 3분의 1에 해당한다. 여기에 9인치 이하 중소형 LCD를 포함하면 규모는 더 늘어난다.

세계 최초·최고 기록 행진

LG디스플레이는 TV와 모니터 등에 쓰이는 대형 LCD 분야의 세계 최강자다. 2009년 4분기 이후 한 차례도 1위를 놓친 적이 없다. 탄탄한 기술력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그래서 LG디스플레이가 만든 제품이나 기술에는 늘 ‘세계 최초’ 또는 ‘세계 최대’ 같은 수식어가 붙는다.

LCD는 LG의 자존심이나 다름없는 분야다. 세계 최대 전자업체로 성장한 삼성을 앞선 분야가 바로 LCD다. 늦게 출발한 탓에 한때 삼성을 뒤쫓는 입장이었으나, 디스플레이가 대형화하기 시작한 2002년 8월 월간 기준으로 처음 1위에 올라서며 디스플레이 시장의 강자 대열에 합류했다. 이후 삼성, 샤프 등과 치열하게 경합한 끝에 2009년 말에는 확고한 1위 자리에 올라섰다.

회사 규모도 급팽창했다. 1995년 15억원이던 매출은 2000년 2조4820억원으로 처음 2조원을 돌파했고, 10년 뒤인 2009년에는 10배 가까운 20조6130억원으로 급증했다. 폭발적인 성장세다. 지난해에는 매출 27조330억원, 영업이익 1조1633억원을 달성해 LG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자리매김했다.

고정관념을 깨는 기술력

LG디스플레이는 기술 개발에서 만큼은 남들과 다른 길을 걸어왔다.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새로운 기술을 찾으려고 노력해왔다. 남들이 하지 않는 어려운 길을 걸으며 시장을 주도하는 기술을 개발해냈다.

광시야각 기술인 IPS가 대표적이다. 1990년대 후반부터 모니터 등의 화면이 커지면서 시야각 기술이 핵심 기술로 떠올랐다. 대부분의 업체는 액정 분자를 수직으로 움직이는 VA 방식을 썼다. 생산기술을 확보하기가 쉬웠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LG디스플레이는 액정 분자를 수평으로 움직이는 IPS 방식을 고집했다. 결국 기술 개발에 성공했고 스마트폰 등 소형 전자기기에 특화한 AH-IPS 기술도 확보했다. 이 기술은 아이폰에 적용됐고 애플을 주요 고객사로 확보하는 계기가 됐다.

OLED로 세상을 바꾼다

LG디스플레이는 최근 OLED로 승부수를 띄웠다. LCD를 이을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꼽히는 OLED에 선제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것. 이를 통해 삼성에 밀리는 TV사업에서 확실한 주도권을 잡을 계획이다.

OLED는 스스로 빛을 내기 때문에 LCD에 비해 훨씬 얇고 가벼운 데다 쉽게 휘어지고 색 재현력도 뛰어나다. 이런 장점 때문에 OLED TV를 차세대 TV로 꼽는다.

OLED 패널은 백라이트를 쓰지 않는 특성 때문에 대형화 공정이 매우 까다롭다. 이런 이유로 삼성전자는 올초 대형 OLED 패널 양산에서 발을 뺐다. 소니와 파나소닉 등 일본 업체들도 마찬가지다. 아직은 OLED TV 가격이 LCD 기반의 초고화질(UHD) TV에 비해 대당 200만원 이상 비싼 것도 걸림돌이다.

LG디스플레이는 OLED 라인 증설과 연합군 결성으로 OLED 활성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생산라인 증설을 위해 7000억원을 들여 경기 파주공장에 M2라인을 구축 중이다. 월 2만6000장의 패널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월 8000장 규모의 M1라인을 지난해 초부터 가동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이 회사의 OLED TV용 패널 생산 규모는 월 3만4000장으로 늘어나게 된다.

OLED TV 확산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중국 5위권 TV업체인 스카이워스, 콩카, 창훙 등에 OLED TV용 패널을 공급했고 중국 1위 TV업체인 하이얼에도 공급할 예정이다. 대형 OLED 패널의 자체 생산을 포기한 일본 소니와 파나소닉에도 패널 공급을 협의 중이다.

신규 먹거리 발굴에도 박차

LG디스플레이는 CID(중앙 정보 디스플레이), 계기판 등 자동차용 LCD 디스플레이 시장도 넘보고 있다. 향후 3년간 매년 30% 이상 성장해 시장을 석권한다는 계획이다. 시야각이나 해상도가 뛰어난 디스플레이 기술 덕분에 벤츠 등 유럽 자동차 메이커는 물론 도요타, 혼다, 현대자동차, GM 등 세계 유수의 자동차 업체를 고객사로 확보한 상태다.

LG디스플레이는 통신 인프라가 확산되면서 운전자에게 전달해야 하는 정보가 다양해지고 있어 향후 차량에 쓰이는 LCD가 폭발적으로 늘 것으로 보고 있다. 고급형 제품 개발에 집중하는 배경이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

- 염색되는 샴푸, 대나무수 화장품 뜬다

실시간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