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심기 기자 ] 선진국으로 빠져나갔던 글로벌 투자자금이 다시 신흥국으로 몰리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올 4~5월 신흥국에 투자하는 뮤추얼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에 유입된 자금이 132억달러에 이른다고 이머징포트폴리오펀드리서치(ETFR) 자료를 인용,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의 경기 회복이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미국의 금리 조기 인상 가능성이 낮아진 데다 신흥국 경제가 성장세로 돌아선 것이 원인이다. 지난해 말 썰물처럼 빠져나갔던 자금이 투자수익률을 좇아 다시 신흥국으로 쏠리는 모습이라고 WSJ는 전했다.
지난해 말 ‘취약 5개국’(F5)으로 불리던 인도, 인도네시아, 브라질, 터키, 남아프리카공화국 증시는 올 들어 일제히 상승했다. 인도 증시는 친기업 성향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에 대한 기대로 올 들어 16% 상승했다. 인도네시아와 브라질도 최근 2개월 동안 각각 17%와 16% 올랐다.
지난 23일 MSCI신흥국지수는 작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 들어서만 3% 오르면서 MSCI글로벌지수 상승률 2.8%를 웃돌았다. 앵거스 홀킷 스톤하버인베스트먼트 매니저는 “지난해 중반 이후 꺼졌던 신흥국 증시가 작년 초 호황기로 돌아가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WSJ는 그러나 예상보다 둔화하고 있는 중국 성장률과 외부 요인에 취약한 신흥국 자금시장의 특성이 변수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5월에도 미 중앙은행(Fed)이 양적완화 축소를 시사하자 불과 3개월 만에 인도네시아 주가는 23% 폭락하고 통화가치는 절반 넘게 떨어졌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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