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모바일 MMORPG, 잘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할까?</p> <p>바야흐로 모바일의 시대다. 특히 최근들어 RPG 장르가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압도적 스케일로 유저를 놀라게한 게임이 있다. 바로 엔도어즈에서 개발하고 넥슨에서 서비스하는 '영웅의 군단'이다.</p> <p>
경기도 성남 판교에서 열리는 게임 개발자의 축제 NDC 14에서 5월 28일 김태곤 엔도어즈 상무를 만났다. 그는 '영웅의 군단 사례를 통해 본 모바일 MMORG 만들기'란 주제로 기조연설을 진행했다.</p> <p>■ 극한의 퀄리티와 퍼포먼스, 해외 서비스 경험으로 자신감</p> <p>김태곤 상무는 '임진록', '군주온라인', '삼국지를 품다' 등 5개의 MMORPG를 경험했다. 그는 'MMORPG를 경험하며 숙달된 커뮤니케이션 스킬과 조직력을 배웠다. 당시 모바일 게임 시장은 소규모로 빠르게 돌파하는 구조였다. 하지만 이런 모바일 시장의 프레임에 갇히지 말고, 새로 짜야한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경험을 적극 이용했다'며 4년에 걸친 대작 '영웅의 군단'을 개발하게 된 배경을 이야기했다.</p> <p>
엔도어즈는 유니티 엔진으로 대규모 프로젝트 진행과 다양한 해외 서비스 경험이 있었다. 따라서 개발 초기부터 극한의 퀄리티와 퍼포먼스, 해외서비스 대비를 한 것은 당연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플랫폼에 의존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 방안이 필요했다.</p> <p>모바일 게임과 PC 게임을 비교하자면, PC의 경우 설치가 복잡하고 하드 용량이 넉넉하며 게임에 대한 푸시가 없다. 하지만 모바일의 경우 설치가 간단하지만 언제나 용량은 부족하며 실시간으로 푸시가 온다.</p> <p>■ 시작한지 5분 된 유저에게는 비주얼 쇼크와 손맛 재미 필요</p> <p>언제나 게임 개발 고민의 시작과 끝에는 유저가 있다. 김 상무는 '유저를 구분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나이, 거주지, 직업, 성별 등 다양하게 나눴다. 그리고 이를 게임을 시작한지 5분, 한 달, 3개월 된 유저로 분류했다. 유저별로 단계별 대응체계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1차 목표는 당연히 게임을 시작한지 5분 된 유저에서 시작했다'고 설명했다.</p>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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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상무는 '게임을 막 시작한 유저에게 콘텐츠를 소개하고 설명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강렬한 인상으로 압도적인 그래픽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비주얼 쇼크를 주는 것이다. 주변에서 '모바일 게임에서 왜 이렇게까지 해야하지?', '이건 미친짓이야'라는 얘기도 들었다. 하지만 유저들은 '우와 이게 뭐야? 이런 게임이 다 있네'라며 좋은 평가를 주었다'고 이야기했다.</p> <p>뿐만아니라 '영웅의 군단'에서는 사운드도 보강했다. 가볍고 경쾌한 음악이 아니라, 독일에서 오케스트라 녹음을 통해 웅장하고 무게가 있으면서 노랫말이 있는 OST를 제작한 것. 유저들에게 시각적, 청각적으로 강렬한 인상을 줄 수밖에 없다.</p> <p>하지만 아무리 얼굴이 예쁜 여자라도 성격이 괴팍하다면 금방 질려버린다. 게임 역시 비쥬얼뿐만 아니라 손맛과 재미가 중요하다. 김 상무는 '차별화된 경험이 필요했고, 이를 '필드'로 구현했다. 필드는 함께 플레이하고 있다는 소속감과 PC 온라인의 추억을 되살려주지만 용량과 이동시간 증가라는 치명적 단점도 있다. 필드가 전체 용량의 40%를 차지해 고민했지만 넣기로 결정했다'고 이야기했다.</p> <p>마지막은 대세감과 신뢰다. 그는 'MMORPG는 배우자를 선택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다른 사람들이 나와 함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야한다. 또한 무궁무진한 콘텐츠로 여기에 질리지 않겠다는 확신이 있어야한다. 이 모든 것을 5분 내에 해야한다'고 말했다.</p>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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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어놓기만 하면 의미가 없다. 검증이 필요하다. 이 때는 전문가보다 집단화된 대중의 의견이 중요하다. FGT는 개발사와 아무 관계 없는 4명의 유저를 초빙해 딱 한번만 진행한다. 2주에 한 번 단위로 진행하며, 한 시간 내외로 플레이한 유저들을 모니터링하고 심층 인터뷰를 진행한다.</p> <p>김 상무는 '물론 유저의 말이 꼭 사실은 아니다. 왜 좋은지, 왜 별로인지 이해를 못할 수도 있다. 타격감이 별로라고 말해도, 꼭 타격감의 문제가 아니라 UI에서 받은 인상이 게임으로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플레이 하는 모습을 모니터링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개발팀에 좋은 자극이 되기도 한다. 망치로 머리를 맞는 기분이다'고 전했다.</p> <p>■ 한 달 된 유저에게는 보상을 확실히</p> <p>다음 단계는 플레이한지 한 달 된 유저이다. 5분을 살아남았다면, 이제 이어가야한다. 김 상무는 '한달차 유저들의 특징은 게임의 기본 룰을 익혔고,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 중요한 포인트는 성장이 어느정도 이를때마다 확인을 시켜줘야 한다는 것. 유저를 성장과 확인의 반복학습으로 3개월까지 끌고 가야한다'고 말했다.</p>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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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을 할 때는 보상이 확실하게 주어져야한다. '유저들은 계산기를 두드리며 게임을 한다. 생각보다 아주 계산적이다. 성장을 하고 나면 보상을 확인할 수 있어야한다. 어려운 상대와의 승리, 축적된 자산을 통한 만족감 등이 있다. 이는 확인 자체가 보상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에 과할 필요는 없다.'</p> <p>물론 이 유저들 역시 검증이 필요하다. 대상들은 1~2개월 간격으로 테스터를 교체한다. 4시간동안 게임을 플레이하고, 그 안에서 유저가 할 수 있는 다양한 행동을 하고 소감에 대한 리뷰도 작성한다.</p> <p>김 상무는 '초반보다 중후반에 필요한 테스트다. 2개월을 넘기면 안된다. 그 때부터는 유저가 개발자가 된다. 게임이 안되면 '아, 이건 이래서 구현하기 힘들꺼야'라며 이해하기 시작한다. 그래서 주기적인 교체가 필요하다. 여기서 인재등용문의 길이 열리기도 한다'고 설명했다.</p> <p>■ 전문가인 3개월차 유저, '커뮤니티'로 승부</p> <p>3개월차 유저는 이제 모든 것을 다 배운 전문가다. '새로운 것은 없는지'를 고민하며 지루함을 느낄 수 있다. 이 때 남는 건 커뮤니티다.</p> <p>커뮤니티 역시 중요하다. '영웅의 군단'에서는 커뮤니티를 세 가지로 나누었다. 친구나 길드에 해당하는 우호적 커뮤니티, 적성의 상대에 해당하는 적대적 커뮤니티 그리고 거래 시스템을 이용하는 불특정 커뮤니티이다.</p> <p>커뮤니티 콘텐츠는 길드 단위의 비동기(상대가 접속하지 않아도 플레이 가능)한 PVP '광산전'이 있다. 중요한 자원이 나오지만 혼자는 점령을 할 수 없다. 일주일동안 아이템을 모으면 좋은 보상을 받을 수 있는 던전도 있다.</p> <p>이런 유저에 대한 검증은 5개월에 걸친 5차 CBT가 필요하다. 김 상무는 '먼저 충성도 높은 유저 1000명에서 시작해 점점 일반계층으로 확대해 최대 2만명을 대상으로 테스트를 한다. 대표적인 표본집단이 생기는 것. 이를 통해 DAU, 평균 플레이 시간, 평균 레벨업 시간을 알 수 있다. 오픈 전 어떤 지표가 나올지 이미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p> <p>■ '영웅의 군단'을 통해 직접 느낀 8가지 소감과 노하우 </p>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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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김태곤 상무는 '영웅의 군단'을 통해 무엇을 배웠을까? 직접 경험한 소감과 노하우를 공개했다.</p> <p>먼저 첫 번째는 변화는 실패가 아니라는 것. '영웅의 군단'은 원래 게임브리오 기반의 PC MMORPG였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어 플랫폼 연동이 가능한 유니티 기반의 웹과 모바일로 바뀌었고, 결국에는 유니티 기반 모바일 플랫폼으로 출시되었다. 그는 '이는 시대가 변했기 때문이다. 변화가 두렵다는 이유로 망설이다 시장을 따라가지 못하면 재앙만 남는다'고 말했다.</p> <p>두 번째는 유저들은 우호적이라는 것. '예전만큼 유저들이 게임에 관심이 없다. 기대가 적은 만큼 실망도 적다. 따라서 말없이 떠난다. 게시판도 깨끗하다. PC게임 시절에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이제는 게시판도 중요하지만, 지표 분석이 필수다.'</p> <p>세 번째로는 유저들이 결제에 익숙하다는 것. 김태곤 상무는 '앞서나온 게임이 잘해주어 결제에 대한 거부감이 거의 없다. PC에서 장비를 파는 것은 게임업계에서 호적을 파버릴만한(?) 일이지만, 이제는 장비가 업데이트되지 않으면 살 게 없다고 투덜거린다. 따라서 과감한 유료화가 가능하다. 물론 욕심이 과하면 안된다. 게임을 통해 구할 수 있는 것을 결제로 시간을 단축하는 의미에서 사용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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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p>네 번째는 커뮤니티 생성이 어렵다는 점. 접속 시간이 짧고, 기기의 한계로 대화가 없으며, 게시판의 형태로 진행된다. 특정 시간에 모여 무언가를 해야하는 강요된 커뮤니티는 금물이다.</p> <p>다섯 번째로 모바일에서 UI는 추가와 삭제가 비교적 자유로운 가변형이 적절하다는 것. 또한 글로 나오는 퀘스트의 경우 그림으로 바꾸고, 리스트를 과감히 없애도 큰 불편함을 느끼지 못한다. 기존에 가지고 있는 정보에 대한 고정관념을 과감히 덜어내야 한다.</p> <p>여섯 번째는 무조건 해외 시장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 '영웅의 군단'의 경우 출시 전부터 영어와 일본어 버전을 준비했다. 김 상무는 '중국에서도 20개의 유효 마켓에 대응할 준비를 해야한다. 결제 모듈과 인증은 분리하는 것이 좋다. 플랫폼마다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며 팁을 전했다.</p> <p>일곱 번째로 자본이 아이디어를 이길 수 있는 시장이 되었다는 점을 인정해야한다. 김태곤 상무는 '라면먹고 다섯명이서 온라인 MMORPG를 개발하는 업체는 더 이상 없다. 대규모 업체만 PC 온라인을 만든다. 모바일도 다르지 않다. 개발만 잘하면 되는게 아니라 마케팅, 운영, 해외진출까지 모두 잘해야한다. 외적인 요소도 중요한 시기다'고 이야기했다.</p> <p>
마지막으로 플랫폼에 대해서는 '연동형 게임이 많다.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다양하게 시도해야한다. 하지만 전적으로 의존할 경우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플랫폼은 매력적인 방식이다'고 말했다.</p> <p>그는 '이제 게임산업은 단순히 아이디어와 벤처 중심에서 산업으로 넘어가는 시대를 맞이했다. '영웅의 군단' 역시 그 가운데 있다. 앞으로 시대는 변해갈 것이다'고 이야기하며 강연을 마무리했다.</p> <p>한경닷컴 게임톡 황인선 기자 enutty415@gmail.co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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