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어드는 사외이사 - 금융위, 6월 방안 발표
하나 28·KB 26·신한 22·NH농협 17명 등 활동
[ 박종서 기자 ] ▶마켓인사이트 5월27일 오후 4시5분
정부가 금융지주사 지분이 100%인 완전 자회사에 대해선 사외이사를 두지 않기로 함에 따라 금융권에서 130개의 사외이사 자리가 사라질 전망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작년 11월에 발표한 ‘금융권 경쟁력 강화대책’의 구체화 방안을 다음달 내놓을 예정이다. 금융위는 여기서 그동안 사문화됐던 ‘금융지주사 완전 자회사의 사외이사 의무 선임 예외 조항(금융지주법 41조의4)’이 제대로 지켜질 수 있도록 유도할 예정이다. 금융지주사가 본연의 임무인 자회사 경영관리를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금융위 관계자는 “지주회사가 은행 등 100% 자회사의 사외이사를 임명하는 구조에서는 사외이사의 독립성을 확보하는 게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며 “금융지주사의 책임을 강화할 수 있도록 법의 실효성을 높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금융지주사 10개가 소유한 완전 자회사 57곳에서 최대 130개의 사외이사 자리가 사라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금융지주사는 모두 13개지만 매각을 앞두고 우리은행과 합쳐질 우리금융지주와, 지주와 은행이 통합할 예정인 산은금융지주및 한국씨티금융지주는 제외한 수치다.
지주사가 100% 지분을 보유한 완전 자회사의 사외이사가 가장 많은 곳은 하나금융지주로 8개의 완전 자회사에서 28명의 사외이사가 일하고 있다. 신한금융지주도 10개의 완전 자회사를 갖고 있다. 여기에 소속된 사외이사는 신한은행 6명을 포함해 총 22명이다. KB금융지주와 NH농협금융지주는 각각 26명과 17명이 완전 자회사의 사외이사로 등재됐다. 지방 금융지주 중에선 BS금융지주가 11명으로 가장 많고, JB금융과 DGB금융지주는 각각 5명의 자회사 사외이사를 두고 있다. 비은행계열 금융지주회사인 한국금융지주의 완전 자회사 사외이사는 7명이며, 메리츠금융지주는 3명(메리츠자산운용)으로 가장 수가 적다.
금융지주사의 현재 사외이사를 출신별로 보면 교수 등 학계가 30명으로 가장 많다. 금융계 출신이 21명으로 뒤를 이었다. 연구소 출신은 14명이며, 고위 공무원과 기업인도 각각 10명씩 포함돼 있다.
금융권에서는 금융지주사 완전 자회사의 사외이사를 없애겠다는 정부 방침에 일단 수긍하면서도 자회사 경영의 독립성을 보장해줄 장치가 없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자회사의 독립경영 보장과 지주회사를 견제할 수 있는 수단이 없어지는 것은 보완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융위 관계자는 “금융지주의 완전 자회사에도 사외이사를 둬왔지만 ‘거수기’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유명무실한 것이 사실”이라며 “단기적인 부작용이 있겠지만 존재감이 부족한 사외이사를 없애고 지주사의 책임을 강화하는 것이 옳은 방향”이라고 말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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