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Plus - 고수에게 듣는다
현재 환율 상당한 저점…외화자산 관심 가질 시기
환율 추가 하락에 대비…조금씩 분산투자 바람직
[ 박한신 기자 ]
“변동이 심한 환율 분야에서 ‘바닥’이라는 표현을 쓰기엔 조심스럽습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지금의 원·달러 환율은 달러 자산을 매입해도 좋을 시기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환율이 더 떨어질 수 있겠지만, 지금까지의 환율 변화폭을 볼 때 지금 달러 자산을 확대하면 미래에는 환차익 기회를 갖게 될 확률이 큽니다.”
이종면 외환은행 분당중앙지점 수석 프라이빗 뱅커(PB)의 현재 환율 진단이다. 외환 업무에 강점을 갖고 있는 외환은행 내에서도 손꼽히는 ‘환테크’ 전문가로 꼽히는 그는 2008년 금융위기 직후 해외교포들의 투자금을 3000만달러까지 운용하기도 했다. 이 PB는 “환율이 높게는 1300~1500원 가까이 갔다가 떨어진 것”이라며 “적어도 경험적인 환율 변화 폭 안에서는 (지금 환율이) 상당한 저점에 있다”고 분석했다. 포트폴리오는 개인에 따라 다르겠지만 적어도 전체 자산의 약 20%는 외화자산으로 확보해 재테크 범위를 넓히는 것이 좋다는 조언이다. 그는 “지금까지는 자산가들을 제외하고 대부분 환율 변동을 신경 쓰지 못했지만 원화 강세가 유지되고 있는 지금이 외화자산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단기 상품은 달러예금
중장기는 달러펀드·보험
환테크의 가장 기본적 방법이자 출발은 외화예금이라고 그는 소개했다. 예금의 특징은 돈을 넣고 빼는 게 자유롭다는 것이다. 자녀가 유학을 가 있거나 해외여행 계획이 있는 사람처럼 달러를 당장 혹은 단기간 내에 써야 하는 사람들이 고려해볼 만하다. 물론 달러를 직접 매입할 수도 있지만 직접 매입 시 환율이 예금 환율보다 8원 정도 더 비싸다. 또 그는 “단기적으로는 환율이 더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한번에 돈을 넣기보다는 조금씩 분산해서 넣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당장 돈을 송금하거나 쓰지 않아도 된다면 중장기 상품인 역외펀드와 달러보험을 생각해 볼 만하다. 역외펀드는 해외펀드에 원화가 아닌 외화로 투자하는 상품이다. “미국과 유럽 해외펀드에서 기대할 수 있는 연 6~8% 수익률에 앞으로 환율이 오를 경우 환차익을 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엄연히 환율 리스크가 존재하기 때문에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 투자자에게 권하는 방식이다. 그는 “지금까지 해외펀드는 대부분 원화였지만 달러약세가 지속되면서 최근 달러화로 투자하는 고객이 점점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 PB는 또 “더욱 장기적으로 달러 투자를 생각한다면 달러보험을 고려해보라”고 권했다. 달러보험은 5년 이상 매월 달러를 납입하고 10년 이상 유지하면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향후 어린 자녀의 유학이나 어학연수를 계획하고 있을 때 매력적이다. 환율이 오르면 중간에 돈을 인출해 환차익을 얻고 다시 떨어지면 그만큼 추가 납입할 수 있어 안정성과 유연성을 두루 갖췄다는 설명이다.
해외 부동산시장
직·간접 투자도 이어져
이 PB는 “최근 해외부동산에 투자하는 사람도 늘었다”고 소개했다. 해외에 연고가 있거나 유학생 자녀를 둔 경우가 많은데, 계속된 원화 강세가 실수요자들의 투자심리를 끌어올렸다는 얘기다. 그는 “미국 부동산 시장엔 이미 회복된 곳도 있지만 추가 상승여력이 있는 곳도 많다”며 “시세차익을 노려볼 수 있는데다 환차익까지 거둘 가능성이 많아 자산가들이 매입을 결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투자 대상은 70만~80만달러 수준의 미국 동부와 서부 대학도시 주택이 많다.
그는 “거액의 자금이 들고 취득세도 내야 하는 직접 투자가 부담스럽다면 해외부동산펀드를 고려해 볼 만하다”고 소개했다. 해외 부동산 관련 회사나 리츠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소액으로도 투자가 가능하다는 것. 이 PB는 “원화 투자도 가능하지만 이 상품 역시 환율이 올라갈 거라고 예상한다면 달러로 투자해 추가 환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한신 기자 hansh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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