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xury & Style
[ 김선주 기자 ]
회중시계는 16세기 독일 뉘른베르크의 시계공인 페터 헨라인이 처음 만들었다. 축소형 강철 바퀴와 손으로 제작한 용수철로 구동됐기 때문에 가격이 높게 책정됐다. 이 때문에 오랫동안 상류층의 지위, 신사의 품격을 상징하며 주목받았다. 회중시계는 1차 세계대전 때 손목시계가 대중화되면서 잠시 고가의 희귀품 취급을 받기도 했지만 여전히 우아하고 정교한 액세서리로 남아있다. 리치몬드그룹 산하 명품 시계 브랜드인 파네라이가 1860년대부터 회중시계 제품을 내놓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 1월 스위스 국제시계박람회(SIHH)에서 선보였다가 최근 국내 VIP 고객 등에게도 소개된 ‘포켓워치 3 데이즈 오로 비안코’(8609만원) ‘포켓워치 3 데이즈 오로 로소’(8164만원)’는 파네라이 회중시계의 전통을 잇는 작품 중 하나다. 오로 로소는 로즈골드, 오로 비안코는 화이트골드로 만들어졌다. 세계적으로 50점씩 한정 생산됐다.
직경 50㎜의 폴리싱 케이스에 전통적인 와이어 스트랩 부착장치 대신 12시 방향으로 와인딩 용두를 감싸고 있는 골드 보가 자리 잡았다. 다이얼에는 시간을 알려주는 파네라이 특유의 큼지막한 숫자가 새겨져 있다.
오로 비안코는 블랙, 오로 로소는 브라운으로 브러싱 마감을 처리해 심오하고 정교한 외관을 갖췄다. 시계를 작동시키는 내부 장치인 무브먼트를 감추고 있는 대형 원형 뚜껑은 쉽게 열리도록 만들었다. 스위스 파네라이 공방에서 자체 제작한 무브먼트 P.3001/10 칼리버의 정교함을 엿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항해용 체인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40㎝ 길이 체인도 이 제품의 특징 중 하나다. 이탈리아 해군의 군용시계에서 출발한 브랜드답게 5기압(50m)의 방수 기능을 자랑한다.
시계 보관용으로 특별 제작한 마호가니 상자에는 스탠드도 담겨 있다. 시계를 착용하지 않을 경우 스탠드에 올려놓고 탁상시계로도 사용할 수 있다. 이 제품은 올해 하반기에 출시된다.
김선주 기자 sak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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