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설비투자 증가
[ 도쿄=서정환 기자 ] 일본은행이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이어가기로 결정했다. 일본 내 설비투자가 증가하고 있고 경기도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21일 금융정책회의 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소비세 증세로 인한) 갑작스런 수요 위축이 올 수 있지만 경기는 완만한 회복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정책 결정문에도 ‘완만한 회복’이라는 경기 판단을 8개월 연속 유지했다. 그는 이어 “여름 이후에는 (증세) 영향이 줄어들 것이라는 견해에도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기업들의 설비투자와 관련, 구로다 총재는 “기업 수익이 개선되는 가운데 완만하게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내각부가 지난 19일 발표한 3월 기계수주는 전달보다 19.1% 증가해 1996년 10월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통상 기계수주는 설비투자의 선행지표로 해석된다.
경기 흐름에 대한 큰 변화가 없다는 판단에 따라 일본은행은 본원통화 공급을 연간 60조~70조엔씩 늘린다는 기존 방침을 만장일치로 재확인했다. 장기 국채와 주가지수연동 상장지수펀드(ETF), 부동산투자신탁(리츠) 등의 매입도 현재 속도를 유지하기로 했다.
하지만 엔화가 최근 강세를 보이는 것은 일본 경제에 부담이 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간담회가 열리는 사이 엔·달러 환율은 101엔을 깨고 100.7엔대까지 급락했다. 3개월여 만에 최저 수준이다. 구로다 총재는 “엔고로 갈 이유가 없다”며 “추세상 주가 상승의 방향성에도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도쿄=서정환 특파원 ceo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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