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하나 기자 ]
증권사들이 주식거래 수수료 경쟁에 이어 펀드판매 수수료에서도 '최저가' 경쟁에 돌입했다. 온라인 쇼핑몰 개념의 '펀드 슈퍼마켓' 출범 이후 온라인 펀드 고객 유치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
판매 수수료와 보수 인하로 소비자 혜택은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가격 깎기로 온라인 시장 경쟁이 심화될 경우 전반적인 업계 체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 펀드 최저가격 보상제 등장
21일 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지난 19일 '키움온라인펀드마켓'을 새롭게 오픈하면서 업계 최초로 펀드 '최저가격보상제'를 시행했다. '최저가격보상제'는 키움온라인펀드마켓에서 가입한 펀드가 최저가격이 아닌 경우, 그 차액을 별도의 절차 없이 고객에게 100% 현금으로 보상해 주는 서비스다.
키움증권 뿐만 아니다. 다른 증권사들도 앞다퉈 온라인 펀드 판매보수 및 수수료 낯추기에 나섰다.
신한금융투자는 다음달 16일까지 자사 펀드몰에서 인기펀드 16개에 대해 선취 수수료를 무료로 제공한다. 하나대투증권도 다음달 말까지 모바일 펀드 판매망인 '하나대투HOW' 등으로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에게 선취, 후취 수수료 혜택을 준다.
증권사들은 투자자들이 손쉽게 펀드에 가입할 수 있도록 온라인 펀드몰도 새롭게 단장했다.
삼성증권은 추천상품 서비스와 실시간 상담을 강화하는 쪽으로 '온라인 금융상품몰'을 리뉴얼했다. 현대증권 역시 지난 3월 'able 펀드마켓'을 오픈하고 골드바 증정 등의 이벤트를 진행중이다.
그 동안 각 증권사의 온라인 펀드몰은 지점 판매망의 보완적인 수단으로 여겨지는 측면이 강했다. 온라인 펀드 판매 1위 업체인 키움증권 정도를 제외하면 펀드몰 경쟁력은 크지 않았다.
최근 증권사들이 그 동안 크게 신경쓰지 않았던 온라인 펀드 판매를 강화하고 있는 것은 지난달 펀드온라인코리아가 선보인 '펀드 슈퍼마켓'의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펀드 슈퍼마켓은 펀드를 운용하는 40여개 자산운용사들이 참가한 온라인 펀드마켓으로 전용으로 출시된 'S클래스' 펀드의 경우 판매 보수도 기존 펀드의 3분의 1 수준으로 저렴하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펀드 판매사로서 증권사들과 펀드 슈퍼마켓은 경쟁관게"라며 "펀드 슈퍼마켓이 문을 열면서 오프라인 펀드 고객들을 온라인에 뺏길 수 있을 것이라는 위기감이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 온라인 펀드몰 가격 경쟁…효과 있을까
그러나 마케팅 공세로만 온라인 시장 선점에 열을 올릴 경우 큰 승산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가격 경쟁이 가열될 경우 소비자들은 창구 간 차별성을 느끼지 못하고 판매사 이동에 대한 메리트도 얻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근본적으로 온라인 펀드시장에 대한 진입문턱을 낮추고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한국투자자보호재단은 홈페이지(www.invedu.or.kr)를 통해 은행 및 증권사 온라인 펀드몰에 관한 비교 분석 자료를 공개하고 있다.
박병우 한국투자자보호재단 상무는 "시장 확대를 위해선 다양한 투자자가 진입해야하는데 중장년층 투자가가 면대면 상담 없이 거액의 자금을 온라인 펀드몰을 통해 투자하기란 쉽지 않다"며 "온라인 펀드 판매망의 강점에도 불구하고 미흡한 상품 설명과 불확실한 책임 소재 등에 대한 의심 역시 존재한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하나 기자 lh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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