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인터넷…앱…복잡하기만 한 TV 버렸다
"우리만의 기능 앞세워라"
하현회 사장, 마케팅 혁신…UHD TV시장 공략 총력전
[ 남윤선 기자 ]
“TV를 다시 쉽게 만들자(Make TV simple again).”
LG전자가 TV시장에서 자체 개발한 스마트TV 운영체제(OS)인 ‘웹OS’로 승부수를 띄운다. 웹OS는 인터넷과 연결된 스마트TV를 기존보다 훨씬 쉽게 쓸 수 있게 해 준다. “경쟁사와 차별화된 기능을 앞세워 마케팅하라”는 하현회 LG전자 HE사업본부장(사장·사진)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TV는 LG전자의 자존심 같은 제품이다. LG는 1966년 국내 최초로 흑백TV를 만들었다. 그러나 지금은 글로벌 시장에서 삼성전자에 밀리고 있다. 특히 UHD TV는 LG가 2012년 8월 국내에 처음 내놨지만, 시장점유율은 곡면 제품을 내세운 삼성이 앞서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마케팅 측면에서 시장을 선도하지 못하고 경쟁사를 뒤쫓아가는 모습을 보인 것이 밀린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제품을 먼저 내놨음에도 경쟁사가 대대적으로 마케팅하며 시장을 차지하도록 내버려 뒀다는 것이다.
지난해 말부터 TV사업을 맡게 된 하 사장은 “우리만의 기능을 앞세워 마케팅하라”고 지시했다. 하 사장은 LG그룹 전체의 신사업을 총괄하는 ‘시너지팀’을 이끌던 대표적인 ‘전략통’ 경영자다. 이 지시에 따라 LG전자가 전면에 내세우기로 한 것이 바로 웹OS다.
웹OS는 2009년 미국의 ‘팜’사가 개인휴대용단말기(PDA)용으로 만든 소프트웨어다. 2010년 휴렛팩커드(HP)가 팜을 인수하면서 스마트폰용으로 개조했고, LG가 지난해 다시 인수해 스마트TV용으로 바꿨다. 스마트폰에는 구글의 안드로이드가 있지만, 스마트TV에 최적화된 소프트웨어는 없다는 판단에서였다. LG전자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1억6000만대의 스마트TV가 판매됐지만, 고객의 53%는 기능을 제대로 모르고 75%는 너무 복잡하다고 생각한다”며 “TV에 스마트폰의 사용자인터페이스(UI)를 그대로 옮겨놨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LG의 웹OS는 TV에서 케이블TV, 인터넷, 각종 애플리케이션, 콘솔게임 등을 동시에 즐길 수 있도록 설계됐다. 예를 들어 기존 스마트TV에서는 게임을 하다가 인터넷을 하고 싶으면 게임 종료→홈 화면으로 이동→인터넷 연결의 과정을 거쳐야 했다. 하지만 웹OS에서는 게임을 잠깐 멈춰놓고 바로 인터넷 화면으로 넘어갈 수 있다. 인터넷을 한 다음에 다시 원래 하던 게임을 즐기면 된다.
웹OS는 올해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혁신상 받으며 성능을 인정받았다. LG는 앞으로 웹OS를 ‘스마트 플러스’로 이름 붙이고, 입체감을 20단계로 조절할 수 있는 ‘3D 플러스’ 기능과 함께 3차원(3D) UHD TV의 차별화된 강점을 내세워 홍보할 계획이다. 올해 안에 현재 세계 7위권인 UHD TV 시장 점유율 을 3위까지 끌어올리고 내년엔 1위를 노린다는 계획이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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