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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팀 리포트] 도로 위의 '세월호' 과적차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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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량의 3~4배 싣고 폭주
검문소선 '눈속임' 일쑤
단속차량 사이렌도 무시



[ 홍선표 / 오형주 기자 ] 과적이 세월호 침몰 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드러난 뒤에도 과적 화물차량들이 전국의 도로를 위태롭게 달리고 있다. ‘육상의 세월호’들이다. 과적 차량은 대형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만큼 대대적인 단속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9일 국토교통부와 한국도로공사, 지방자치단체 등에 따르면 세월호 사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과적 차량 운전자는 가변축을 조작하는 수법으로 중량을 속인 채 도로를 폭주하고 있다. 가변축이란 바퀴 축을 올리고 내릴 수 있게 개조해 다른 바퀴에 실리는 하중을 낮추는 장치다.

하지만 국토부와 도로공사 등 관련기관은 인력·장비 부족과 단속의 위험성 등으로 인해 적재중량의 네 배 이상을 싣고 폭주하는 차량들을 제대로 단속하지 못하고 있다. 실제 도로에선 단속팀과 과적 차량 간 위험천만한 ‘추격전’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8일 오전 11시. 빨간색 단속 차량으로 영동고속도로 장수나들목~계양나들목 구간을 달리던 심종섭 도로공사 인천지사 이동단속팀장은 운전 중에도 계속 옆차로의 화물트럭 타이어를 살폈다. 그의 눈에 타이어가 심하게 눌린 채 화물 덮개도 없이 주행하는 녹색 폐기물 운반 차량이 포착됐다. 사이렌을 울리며 “과적 검측을 위해 갓길로 나와달라”고 수차례 방송했지만 트럭은 이를 무시한 채 도주했다.

트럭을 앞뒤로 따라 붙기를 10여분. 결국 트럭이 갓길에 멈췄다. 단속반원들은 차에서 내리자마자 속칭 ‘빨래판’이라 불리는 이동식 축중기(바퀴에 실리는 하중을 측정하는 저울)를 타이어 밑으로 밀어 넣었다. 네 개인 바퀴축 가운데 두 개 축의 무게가 각각 12.5t으로 표시됐다. 과적 단속 기준 11t을 훌쩍 넘은 수치였다.

심 팀장은 “가변축 조작으로 요금소의 중량 측정을 무사 통과한 것”이라며 “110t을 싣고 달리는 25t 트럭을 적발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홍선표/오형주 기자 rick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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