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방브랜드경쟁력지수로 본 지자체 경쟁력 순위
(1) 충청권·관광특구도시 분석
거주·교통·숙박 등 개선 시급…평택·동두천, 관광 경쟁력 최저
[ 박기호 기자 ] ‘영호남 시대에서 영충호 시대로.’ 지난해 5월 충청권 인구가 호남권 인구를 추월한 이후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표현이다. 영호남 중심의 지방구조가 충청권 도약으로 영(영남)-충(충청)-호(호남)로 변했다는 뜻이다. 그러나 영충호 시대를 견인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충청권의 기초시들은 지방브랜드 경쟁력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브랜드 조사 전문업체인 밸류바인의 구자룡 대표는 “충청권 기초시 가운데 가장 높은 순위는 청주시의 21위”라며 “다른 기초시에 비해 취약한 것으로 조사된 주거 부문이나 관광환경 부문의 지방브랜드 경쟁력을 보강하면 추가 투자 유치나 외지인 이주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조언했다.
충청권 기초시, 20위 내 ‘제로’
충청권 인구의 호남권 추월은 호남지역의 이농 심화뿐 아니라 충청권 발전과 그에 따른 인구 자체 증가라는 점에서 의미가 부여됐다. 2012년 세종시 출범으로 인구 증가에 가속도가 붙긴 했지만 아산탕정산업단지와 당진의 현대제철 등 천안~아산~서산~당진으로 이어지는 서해안벨트, 충주기업도시, 진천·음성 혁신도시 등이 인구를 유인했다는 분석에서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 11개 충청권 기초시 가운데 지방브랜드 경쟁력 20위 내에는 단 한 곳도 오르지 못했다. 전문대를 포함해 12개 대학이 밀집해 교육도시로 알려진 청주시가 21위에 오른 것이 최고 성적이었다. 서울과 가까워 취업기회가 많고 산업인프라도 잘 구축된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천안시도 22위에 그쳤다.
당진시는 투자환경 부문에서는 77곳 중 12위로 조사됐으나 주거환경(76위)과 관광환경(69위)에서 낮은 평가를 받아 전체 순위는 76위로 크게 뒤처졌다. 김현수 한국외국어대 국가브랜드연구센터 연구원은 “당진시는 투자환경 경쟁력이 우수해 이번 조사에서 70위를 밑도는 것으로 나타난 부문 가운데 단기적인 성과가 가능한 거주 교육 교통 음식 숙박 등을 개선한다면 전체 경쟁력 순위도 크게 나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관광특구도시 관광경쟁력 제각각
관광특구가 있는 15개 기초시 가운데 관광환경지수가 가장 높은 곳은 제주시 서귀포시 경주시의 순이었다.
강원도 영동지역 관광특구도시 3곳 가운데 전체 지방브랜드 경쟁력은 강릉시(6위) 속초시(13위) 동해시(41위) 순이었으나 관광환경지수는 속초시(4위)가 강릉시(5위)를 앞섰다. 강릉시는 경포대 오죽헌 정동진에 힘입어 문화유산에서 속초시를 앞섰지만, 음식 숙박 특산품에서는 속초시에 훨씬 밀린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통영시는 한려해상수도 한산도 충무김밥 등에 힘입어 관광환경지수 8위에 올랐다. 음식과 숙박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목포시(12위), 문경새재와 드라마 촬영지로 유명한 문경시(13위), 머드팩 축제로 이름을 알린 보령시(16위)도 10위권에 포진했다.
그러나 충주시(23위)와 정읍시(28위)는 20위권에 머물렀고 아산시(46위) 평택시(56위) 동두천시(73위)는 관광특구가 지정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관광환경지수는 낮았다. 한편 혁신도시(전국 10곳)를 두고 있는 6개 기초시 가운데 투자환경이 좋은 순서는 서귀포시 원주시 나주시 진주시 전주시 김천시로 조사됐다.
박기호 선임기자 khpar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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