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혁현 기자 ] 원·달러 환율이 1040원선 붕괴 한 달여 만에 1030원선마저 내줬다.
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7.80원(0.76%) 내린 1022.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2008년 8월7일(1016.50원) 이후 5년9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간밤 뉴욕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 물은 1027.60원에 최종 호가됐다. 미국 국채수익률 하락과 우크라이나 우려 등으로 미국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1020원선으로 주저앉았다.
역외 환율이 반영되면서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3.3원 하락한 달러 당 1027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이후 낙폭을 확대해 1020원선 초반으로 장을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이 1030원 아래로 밀려나면서 자동차 등 수출주 주가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실적 악화 우려 탓이다. 이날 주식시장에서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각각 0.89%, 3.40% 하락했다. 삼성전자(-0.15%)와 LG전자(-3.43%) 주가도 뒷걸음질 쳤다.
원화 강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하지만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의 순매도 전환, 외환당국 개입경계 등으로 1020원선에서 지지력을 형성할 것이라는 게 외환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손은정 우리선물 연구원은 "이번 달 원·달러 환율은 1020원선에서 등락할 것"이라며 "뚜렷한 반등 모멘텀(동력)이 없어 하락세는 지속되겠지만 추가 하락에 대한 부담과 당국의 개입경계 등으로 1020원선 아래로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원·달러 환율 하락이 미국 달러화 약세에서 비롯된 만큼 줄줄이 예정된 대외 이벤트가 환율 방향성의 관건이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이번 주 미국 4월 서비스업 공급관리자협회(ISM) 지수 등 주요 경기지표와 재닛 옐런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 연설, 유럽 중앙은행(ECB) 통화정책 회의 등이 예정돼 있다"며 "미국 고용지표가 호조를 보인 만큼 옐런 의장 발언과 유로화 강세에 따른 드라기 총재 발언 등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정혁현 기자 chh03@hankyung.com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