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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해수부는 언제까지 사업자 기준을 일일이 정할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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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수산부가 이른바 한국식 준공영제 도입 등을 골자로 하는 해운산업 구조조정 방안을 마련해 다음달 발표한다고 한다. 정부가 지금처럼 영세한 연안여객선 산업구조를 그대로 두고선 제2, 제3의 세월호 사고를 막을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은 옳다. 하지만 해운산업을 구조조정하겠다면 정부와의 유착관계를 확실히 끊을 수 있는 쪽으로 가야지, 정부 지원을 전제로 하는 구조가 돼선 안 된다는 게 우리 생각이다.

물론 준공영제가 부분적으로 타당한 측면이 없는 것은 아니다. 거주민의 이용도가 낮은 외딴 도서지역 항로인 경우 철도처럼 정부 보조금이 필요할 수 있다. 그러나 준공영제를 전반적으로 도입하는 것은 전혀 다른 얘기다. 선사의 3분의 2가 자본금 10억원 미만 영세업체다. 이런 상황에서 준공영제를 전면 실시한다면 선사 전체가 정부 지원에 의존하는 구조로 갈 것은 시간문제다.

지금의 해운산업도 정부가 사업자 기준을 일일이 지정하면서 왜곡한 측면이 크다. 청해진해운의 인천~제주 항로 독점도 해수부의 ‘연안여객운송사업 면허제도’ 때문이었다. 항로를 선점한 해운사의 최대 운송수입 대비 평균 운송수입이 25% 이하이면 신규 사업자는 면허를 취득할 수 없다는 규정이 진입장벽이 된 것이다. 국내 여객선 항로 대부분이 다 그렇다. 해운사가 안전투자에 신경 쓸 리 만무하다. 해수부가 이 비율을 낮추겠다지만 이런 기준이 있다는 것 자체가 온갖 청탁과 비리의 온상이다.

정부가 해운사가 내는 세금을 기금으로 적립해 신규 선박 건조 시 지원해주는 노르웨이의 ‘녹스펀드’ 형태를 검토한다는 것도 그렇다. 또 다른 유착고리가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해운산업 구조조정은 자유경쟁을 원칙으로 하고, 정부는 안전 관리감독을 철저히 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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