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시즌이 시작됐다. ‘올해는 다르겠지’라는 팬들의 성원을 등에 업고 9개팀이 치열한 접전을 펼쳐지고 있다. 야구의 열기가 뜨거워지면서 보는 것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어 직접 야구를 즐기려는 인구가 늘고 있다. 국민생활체육회에 따르면 야구 동호인은 전국 6700여개 클럽에 17만여명이 활동하고 있을 만큼 다른 종목에 비해 많은 동호인을 보유하고 있다. 다양하고 까다로운 야구 규칙만큼이나 야구 동호인들을 괴롭히는 것이 바로 관절 통증이다. 야구 포지션 별로 주의해야 할 관절 질환에 대해 살펴본다.
◆팀의 ‘야전사령관’ 포수는 무릎, 고관절 통증 조심해야
포수는 ‘야전사령관’이라는 별명처럼 날카로운 눈으로 내야를 조율하며 경기를 이끈다. 포수는 4kg이 넘는 보호장비를 차고 평균 4시간이 넘는 시간을 앉아서 경기를 치른다. 포수의 무릎은 쉴 틈이 없다. 투수가 던진 공을 받기 위해 앉았다 일어 났다를 반복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포수의 무릎은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다. 무릎의 반복적인 사용은 반월상연골판을 손상시키고 퇴행성 관절염을 가속화 한다. 무릎과 더불어 허리와 다리를 이어주는 고관절 부위에 피가 잘 통하지 않아 나타나는 고관절 통증도 포수를 괴롭힌다. 이는 골반뼈와 맞닿아 있는 넓적다리 뼈 위쪽 끝부분을 대퇴골두 부위에 혈류가 차단되어 뼈 조직이 죽는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로 진행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투수는 직구, 변화구 던지다 팔꿈치 관절 혹사 시켜
야구 동호회라도 열정은 프로선수 못지않다. 야구 동호회의 투수들은 연습량이 상당하다. 빠른 투구의 반복과 변화구를 구사할수록 투수의 팔꿈치 관절은 병들어 간다. ‘야구 팔꿈치’라는 표현이 있을 만큼 투수에게 팔꿈치 통증은 직업병과도 같다. 공을 어깨 위로 들어 던지는 투구폼을 가지고 있다면 특히 팔꿈치 부상을 주의해야 한다. 팔을 어깨 위로 들어 공에 속도를 붙이는 순간 팔꿈치 내측 관절에 바깥쪽으로 향하는 외반력이 가해져 팔꿈치 인대가 늘어나거나 염증 또는 파열 손상을 입을 수 있다. 팔꿈치 관절은 투구 동작의 반복으로 스트레스가 축적되어 손상되기 쉽다. 따라서 연습 일정을 조절하고 연습 시 팔꿈치에 통증을 느꼈다면 무리하지 않고 휴식을 취해야 한다.
◆타자는 배트 휘두르다 손목, 어깨 관절 너덜너덜
마운드를 달리고 홈으로 쇄도하며 슬라이딩도 마다하지 않는 타자는 다른 포지션에 비해 부상의 위험이 높다. 그 중 타자들을 고질적으로 괴롭히는 것은 바로 손목 통증이다. 스윙 동작을 반복하는 타자들은 손목 관절에 무리가 간다. 더불어 빠른 공을 받아 치는 순간 손목에 가해지는 하중은 관절을 손상시킬 수 있다. 타자는 손목뿐만 아니라 어깨부위에 나타나는 슬랩(SLAP) 병변도 조심해야 한다. 상부관절완순파열로 알려진 이 질환은 어깨 뼈를 둘러싼 관절와순 연골이 심한 운동이나 외부충격으로 어깨 뼈에서 이탈해 찢어지는 것을 말한다. 스윙 시 ‘뚝’ 하는 소리와 함께 극심한 통증이 느껴진다면 슬랩병변을 의심해야 한다. 연골이 파열되면 뒷목이 뻐근해지고 손이 저리며 두통이 동반되기도 한다. 특히 팔을 위로 들거나 젖힐 때 걸리는 느낌과 함께 어깨에 극심한 통증을 느낀다.
◆운동 전 충분한 준비운동으로 스포츠 손상 예방
야구, 축구 등 생활 체육 동호인이 늘어나면서 일반인들 사이에서 스포츠 손상이 급증하고 있다. 보통 일반인들은 자신의 정확한 몸 상태를 알지 못하고 충분한 준비운동 없이 무리한 연습과 운동으로 부상을 경우가 많다. 건강하고 즐겁게 야구를 즐기려면 운동 전 충분히 몸을 스트레칭 해 관절과 근육을 이완시켜야 한다. 무릎 보호대 등 운동 장비를 정확히 착용하면 부상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 일반인들은 프로선수에 비해 근력이 약하기 때문에 무작정 선수들의 폼을 흉내 내는 것은 위험하다. 평소 꾸준한 웨이트 운동으로 관절과 근육을 강화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운동 후에는 냉찜질을 통해 과도한 사용으로 달아오른 관절을 식혀주는 것도 좋다.
관절 척추 중심의 종합병원인 부민병원의 이기석 부장은 “운동 중 관절 손상으로 통증이 발생해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 손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손상 초기에는 물리치료 등의 보존적 치료로 호전을 기대할 수 있으나 증상이 심하다면 관절 내시경 등의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며 “스포츠로 인한 관절 부상은 일반 관절 질환과 동일하게 치료하면 2차 손상이 생길 수도 있다. 초기에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병행되어야 한다”고 전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
[한경+ 구독신청] [기사구매] [모바일앱]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뉴스